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녀와의 행복한 여행을 마쳤다.
그녀는 정말이지 매일 아름다웠다. 그리고 사랑스러웠다.
세상이 어떻게 정신없이 돌아가든, 모든 것을 잊고 그녀의 눈에 빠져들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녀와 간 곳은 어디든 낙원이었다.
그녀와 먹은 음식은 어떤 가격이든 입이 즐거웠고, 그녀와 본 공연은 무엇이든 눈이 즐거웠다.
모두 기억에 남지만, 내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곳 중 하나는 환기미술관이었다.
김환기 씨가 대단한 작가이고, 그의 작품이 아름다울 것은 예상했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뒤 30여년의 세월을 더 살아가며, 남편을 기리며 환기미술관을 사비로 세워낸,
부인 김향안 씨의 이야기가 작품들만큼이나 와닿았다.
거래된 한국 작가의 작품 중 가장 비싼 거래가를 기록한 회화 작품이라는 기록이 있지만,
정작 김환기 작가는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런 그의 작품들을 나와 같은 문외한이 알고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거진 절반 이상은, 아니 90% 이상은 김향안 씨의 덕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가족, 친구, 동료, 지인, 혹은 스쳐지나가는 관계.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만남과 관계는 '배우자' 라고 생각한다.
김향안 씨의 덕에 빛을 보고 있는 김환기 작가의 작품을 보며,
나는 얼마나 빛나는 배우자감을 만났는지를 생각했고,
내가 앞으로 그녀에게 김향안이 되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김환기보다 더 총총히 빛나는 그림을 그려낼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김향안만큼이나, 언제나 그녀를 그리워할 사람이다.
그리고 그녀가 더 성장하고 더 성공할 수 있도록 내 힘 닿는 데까지 도울 수 있는 사람이다.
그녀를 위해 살기로 마음 먹은 이상, 그대로 해낼 것이다.
사람들은 떠나도, 작품은 남으며,
시간이 흘러가도, 사랑은 남는다.
보름을 1분도 떨어지지 않고 붙어있었는데, 그녀를 집에 보내주자마자 보고 싶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지난 2주 간의 그녀는 매일 사랑스러웠던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나를 매일 행복하게 해주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매일 예쁘고 빛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