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녀는 오늘도 부지런한 하루를 보낸다.
아침 운동으로 시작하고, 열심히 일하고, 퍼스널 트레이닝도 받고, 저녁에는 좋은 친구들과 만난다.
나도 정신없이 일하고 있노라니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녀도 완벽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녀가 몸과 마음이 힘들 때도 얼마나 나를 사랑해줬는지.
내가 몸과 마음이 힘들 때, 그녀도 위로받고 싶었을텐데, 어떻게 나를 먼저 안아줬는지.
나는 그녀와 서로 의견이 다르거나 할 때마다, 그녀의 글과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보며,
'이 사람과 결혼하길 잘 했다' 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한 번 숨을 고르고, 생각을 정리하고, 궁극적으로는 사랑의 언어로 말하는 사람이다.
그녀는 나와 그 어떤 다툼이 있어도, 대화로 풀어가고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다.
자신을 돌아보고, 서로 먼저 사과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녀와 평생을 살고 싶다.
살면서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 우리에게 올지라도, 함께 손잡고 헤쳐나가고 싶은 존재이다.
그리고 그녀의 그런 바다와도 같은 마음씨를 내가 악용하지 않고,
그 넓은 그릇을 오히려 감사하면서, 더 소중하게 다루고, 그녀만큼 예쁜 것만 그녀 안에 담고 싶다.
모든 일이 잘 되고, 걱정거리가 하나 없을 때 웃는 것은 쉽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어려움이 있고, 시련이 올 때 그 사람의 진짜 역량과 인성이 발휘된다.
내가 좋아하는 NBA 농구 선수 중에 '루카 돈치치' 라는 선수가 있다.
나는 매년 '판타지 스포츠' 를 해왔다. 야구, 축구, 농구 등 스포츠의 선수들의 통계를 취합해서,
판타지, 말 그대로 가상의 팀을 만들어 친구들과 서로 통계 다툼을 하는 일종의 놀이이다.
내가 직접 야구, 축구, 농구를 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모든 경기 결과과 선수들의 기록을 꿰고 있다.
루카 돈치치는 언제나 나에게 1순위인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최고의 선수 중 하나였던 이 선수는, 최근에 원래 소속팀으로부터 버림받다시피 쫓겨나고,
몇년간 정이 든 도시와 팬들을 떠나, 새로운 팀에 강제로 정착했다.
스포츠의 세계는 냉정하다. 하지만, 이 일은 아무도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처사였다.
최근 돈치치는, 4월 9일, 친정팀에게 원정 경기를 처음으로 갔다.
이제 적 팀으로 만난 관중들이, 그를 응원하고 환호해줬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38분간 45득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 4스틸이라는 원맨쇼를 펼쳤다.
나는 시간이 없으니 하이라이트만 봤는데도, 그가 모든 경기를 지배하는 것이 보였다.
대단했다.
회한, 서러움, 억울함, 그리움, 아쉬움 등 여러가지 감정이 휘몰아쳤을텐데,
그는 보란듯이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삶에 온 시련을 그 사람이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보면,
그 사람이 얼마나 자신을 단단하게 단련해왔는지 알 수 있다.
나는 그녀를 22년 전에 처음 만났다.
그 전에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 수 없고, 그 후로는 어떤 삶이었는지 가늠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의 모습을 보면,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 수 있다.
뿌리 깊은 나무가, 얼마나 잔잔한 나이테를 아름답게 그려왔는지 만져볼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이런 사람을 기다려왔다.
조용히 고여있기만 하던 나에게 작은 물결을 일으킨 그녀.
아인슈타인이 손으로 적은 쪽지 한 장이 156만불에 경매에 팔린 적 있다.
그 손글씨는 다음과 같았다:
A calm and modest life brings more happiness
than the pursuit of success combined with constant restlessness.
평온하고 겸손한 삶이,
성공을 추구하며 끊임없는 갈망과 불안이 뒤섞인 삶보다 더 큰 행복을 준다.
나는 이 말에 감명받고, 내 자신에게 편한대로의 해석이지만, 성공하지 않으려 했다.
갈망과 불안이 뒤섞인 삶보다, 그냥 고요하게 고여있는 것이 편했다.
하지만 그녀는 정말 신기한 사람이었다.
분명히 나보다 평온하고 겸손한데, 나보다 끊임없이 성공과 성장을 갈망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녀를 본 후에야 두 가지 다 동시에 가능한 일이란 것을 알았고,
그리고 내가 그렇게 살아가는 데에는 그녀가 꼭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아인슈타인이 저 노트를 적던 날, 그는 두번째 노트를 적었다.
"Where there's a will, there's a way." 이 노트 또한 24만불에 낙찰됐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평온하고 겸손한 삶이, 갈망과 불안이 섞인 삶보다 행복하다고 쓰고는,
곧바로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느니라' 고 쓰다니.
나는 그녀에게 뜻을 뒀다.
그러니 그녀에게 걸어가면 된다.
그것이 나의 평온하고 겸손한 삶이며, 더 성공하고 성장을 갈망하되 불안하지 않고 행복한 삶이다.
그런 삶이 나의 오랜 꿈이었는데, 그녀가 이뤄줬다.
내 꿈을 이루어줘서 고맙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나의 말이 참 달콤하다며, 그녀도 꿈을 다 이룬 것 같다고 말해줬다.
오늘도 그녀를 조금 더 닮아가본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바쁘게 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자기 자신보다 나를 먼저 신경써주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오늘도 나의 꿈을 이루어주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