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한 주의 시작, 월요일.
그녀의 싱그러움으로 나와 그녀의 한 주를 열어본다.
그녀는 오늘 자가용 주차 등록이 잘 되지 않아, 버스를 타고 출근해 본다.
세상 수많은 우리들 모두 함께 다 하는 고생이지만, 이렇게 더운 날 꽉 찬 대중교통은 쉽지 않다.
그녀와 내가 일터에서 땀 흘린만큼, 둘이 있을 때는 그녀의 몸과 마음을 배려해 주리라.
그녀가 지금껏 고생해온만큼, 나와 있을 때는 더 쉬게 해주리라.
그녀의 최선을 다해 살아온만큼, 내가 줄 수 있는 최고를 주리라.
출퇴근길을 부지런히 밟아나가는 그녀를 보며 다짐해 본다.
함께 다음 여행을 떠날 때, 우리 집에 둔 그녀의 옷이나 물건 중 무엇을 가져갈지 이야기했다.
'이 옷, 저 옷 가져가자' 고 상의하고, 그녀가 가진 나의 물건과 내가 가진 그녀의 물건을 이야기했다.
그녀는 일상처럼, '가져다줘' 라고 말하는 게 좋았단다.
'아, 그거 말고, 그 옆에 있는 그 물건' 이라, 일상을 깊이 공유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대화가 좋았단다.
나도 너무 좋았다. 그녀의 일상에 내가 스며들어 있고, 나란 사람에 그녀가 스며들어 있음을 느낀다.
그녀로 젖고 싶다.
바쁜 월요일, 일부가 휴가를 떠난 뒤 남아서 일하는 모든 직원 중 가장 높은 위치라 더 바쁜 그녀.
늦게까지 야근을 한 힘든 몸으로 퇴근하는데, 버스 이슈가 있어서 귀가길에도 고생한다.
인프라스트럭처가 사람의 정신과 육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절실히 느껴본다.
세상에서 내게 제일 소중한, 그녀의 시간과 건강을 낭비한 것 같아 안쓰럽다.
그래도 무사히 들어와 시원하고 쾌적한 지붕 아래에서 푹 쉬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
곁에 눕지 못해 미안할 뿐.
할아버지들과 할머니들은 우리 부모님 세대가 생존할 수 있도록 전쟁을 견뎠고,
우리 부모님들은 자식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유학을 보내고 일터를 버텼다.
내 기준으로 진정한 사랑이란 어느 정도의 희생이 필요하다.
내 자신을 깎아내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나의 표현 방식 중 하나다.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며, 내 동생이 정신병 증세가 보일 정도로 일하고 있는 모습에 대해 들었다.
내 동생은 요즘 나와 같은 업계의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나도 겪어봐서 잘 알고 있다.
모든 보수에는 대가가 따른다. 모든 능력에는 책임이 따르며, 모든 위치에는 부담이 수반된다.
그러니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만 대가를 치러야 한다.
내 자신을 사랑하고, 내 아내를 사랑하고, 내 가족을 사랑해서, 내 삶을 지켜야 한다.
오늘도 그녀를 생각하며 일에 박차를 가한다.
소박하고 수더분하며 무던하고 알뜰한 그녀가,
손 까딱하지 않아도, 대중교통을 타지 않아도,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가고 싶은 곳을 가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사고 싶은 것을 사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놀고 싶은만큼 놀고, 자고 싶은만큼 자고,
세상 그 누구보다 사랑받고 있다고 우월감을 느낄 수 있는 삶을 줄 수 있도록.
내가 존재하지 않아도, 내가 금전적으로 돕거나 하지 않아도,
혼자서도 충분히 그런 삶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인데도,
남자의 도움 따위 필요없는 사람인데도,
몸과 마음이 편하게 살지 않을 사람이니까.
내가 강제로라도, 그녀의 아름다움에 더 어울리는 삶을 줄 수 있도록.
그녀가 내게 준 휴식의 절반이라도 되돌려줄 수 있도록.
그녀는 그런 사랑 받을 자격이 있는 여자니까.
세상 모든 사랑을 받아도 부족한 사람이니까.
오늘도 그녀를 생각하며 일한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출퇴근길에 고생하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야근하면서도 알차게 일하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좋은 하루를 보내고 쉬어가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