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하혈로 입원을 했다. 왈칵하고 쏟아져 내리는 기분이 들었다. 원피스를 입고 있는 나는 처음에는 한 방울의 피가 비치더니. 병원으로 향하려 걸어갈 때에는 피가 허벅지에서 종아리로 흐르고 있었다. 3층 응급 분만실로 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데 계속 피가 흐르고 있었다. 같이 탄 사람 중에는 두 명의 여자와 한 명의 남자가 있었는데, 두 명은 밤 근무 출근을 하는 간호사분이셨고, 남자분은 보호자인 듯했다. 간호사 선생님은 진료 보러 오냐고 가는 길까지 차분히 안내해 주셨고, 남자분과 내 남편은 서 있는 여자가 피를 계속 흘리니 기겁해 있었다. 환자가 흘린 오물은 병원직원이 다 처리해 주는 편인데, 신랑은 내가 진료를 보는 중간에 들어왔다. 어디 갔다 오냐니까 엘리베이터에 흘린 피를 닦느라고, 경비실에 들러서 휴지를 빌려 다 닦고 왔단다. 이러니 화를 낼 수도 없다.
아이의 생존확인을 위해서 초음파를 보는데 다행히 아이의 심장소리는 들린다. 절박유산이다. 관리만 잘하면 아이를 지킬 수 있다. 며칠 입원을 하고 퇴원해야겠다.
너무 누워만 있었더니 등이 배기고, 꼬리뼈가 아파올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