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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가 많았던 하루

즐기자, 그게 무엇이든!

by 다시 Dec 31. 2024

오늘은, 아기를 데리고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 예전에 도서관을 데리고 갔을때 아기는 멀뚱멀뚱 다른 사람들을 쳐다보거나 전혀 관심이 없어서, 조금 조바심이 났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오늘은 아기가 조금 컸다고 오늘은 나름 열심히 참여했다. 책을 읽어주는 사서 선생님 발 밑으로 전속력으로 기어가 위를 쳐다보며 관찰하고, 다른 아기들 한테 전진해서 관찰하고 머리카락도 만지려고 하고, 하여간 주변에 호기심이 많았다. 그리고 아기들 용 탬버린 등 각종 악기도 나름 열심히 두드렸다. 매주 도서관을 데리고 간것도 아니었는데, 오늘부터는 뭔가 즐기는 모습이 아주 대견했고, 안심도 되었다. 엄마가 있는 힘껏 더 열심히 데리고 다닐게!


시댁 식구들이 방문 중이다. 남편의 중국/대만/화교 문화를 딸에게도 가르치고 싶어서 (딸은 뭘 배우기에는 너무 어리긴 하지만), 그리고 나의 호기심에 이번에 중국식으로 만두도 만들었고, 내일은 쫑즈도 만드려고 고기도 양념해놓고 대나무잎도 담가놓고 찹쌀도 담가놓았다. 우리 첫째를 예뻐해준 시댁 가족들에 대한 나의 나름의 감사 인사이기도 하다. 다들 별로 신경 안쓰는 거 같긴 하지만. 다음 해에 둘째도 생기고 더 바빠지면 그때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오늘은 어머니가 아이를 잠깐 봐주셔서 나 혼자 타이 음식점 가서 점심도 먹었다. 엄청 든든히 시켜서 먹었는데, 맛있었다! 제일 매운 맛으로 시켰더니 생각보다 너무 매워서 당황했지만, 새우의 익힘정도도 완벽하고, 국수도 내가 좋아하는 넓은 면이라 좋았다. 오랜만에 아기 없이 나 혼자 가뿐하게 식사하니 행복했고, 반가운 쓸쓸함이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는 길, 운전중에 전화를 받았는데 둘째가 딸이라는 소식이었다. 일주일이 넘도록 연락이 없어 답답하던 참이었는데, 반가운 소식이었다. 남편이 큰 아들인데다 이 집의 유일한 아들이라 둘째가 내심 아들이었으면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첫째를 생각했을때는, 둘째가 딸이면 좋다고 생각한 것도 사실이다. 자매들은 공감대가 더 많다보니, 평생 좋은 친구가 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 같아서이다. 둘이 연년생이라 싸우기도 많이 싸우겠지만 최대한 공평하게, 그리고 많은 사랑을 주면 괜찮지않을까 생각해본다.


마지막 추천서가 내가 지원한 또다른 학교로 드디어 들어갔다. 교수님이 깜박하신 모양이다. 한달 늦게 보내주셨다. 2년 연속 추천서 보내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이 학교는 집에서 3시간 떨어져있어서 첫 2년은 이사를 주말부부를 해야하고 (무려 연년생을 낳아놓고 말이다), 남편 커리어에도 문제가 될 수 있고, 등록금도 내가 제일 가고싶은 학교 보다 훨씬 비싸서 사실 여러가지로 큰 문제이다. 근데 왠지 붙으면 가야할 거 같은 생각이 든다. 여튼 이제 이 학교 지원 관련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다 했고, 결과만 기다리면 된다. 도대체 어떤 결과일까. 


마지막 인터뷰는 무려 약 17일 전이었다. 벌써 17일이 흘렀다. 시간이 정말 빠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인생, 아끼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해야한다. 한국행 좋은 가격의 티켓을 찾을 수 있다면, 임신한 몸을 이끌고, 첫째와 갈지 말지 고민이다. 조바심과 갈팡질팡, 어차피 계속 이럴거면 이젠 좀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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