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by_지니
김녕향우회에서 발간된 『영등물·성세기』에 기록된 김녕의 역사를 보면, 김녕은 1300여 년의 오랜 역사를 이어온 마을이야. 예로부터 김녕현이라는 현촌이 설치되었을 정도로 마을세가 커서 천하대촌이라 하였고, 제주 동부 지역(조천, 구좌)관내 상업과 교육의 중심지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담당하여 왔다고 해.
이렇게 마을 규모가 크고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주민들 간의깊은 유대감과 연대 의식은 대단했다고 하는데. 연대 의식이강한 김녕리 사람들의 집단적 힘을 두려워했던 일제 당국은 골목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동김녕리와 서김녕리로 행정구역을 분리했어.
오랜 역사 속에서 형성된 유대감과 연대 의식이 행정구역 분리 이후 대립과 반목을 낳게 되었어. 이러한 갈등이 심화되면서 단합을 저해하고 궁극적으로는 마을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고 해. 2000년 1월 1일부터 동김녕리와 서김녕리가 통합되어 다시 '김녕리'로 바뀌었어. 그 결과 김녕리는 구좌읍에서 제일 큰 마을이 되었지.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이렇게 작은 마을마저 ‘분단’된 역사를 지녔다니, 마치 또 다른 작은 사회를 발견한 듯한 느낌이야. 오늘은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오는 길에 옥상으로 올라가 노을진 풍경을 사진으로 담고, 그것을 그림으로 그려보았어. 그림을 그릴 때만큼은 오직 색채의 아름다움에만 몰두할 수 있어서 참 좋아.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모여 살았던 김녕의 풍경. 오늘 그림 속에는 그 작은 조각을 담아보았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려 했지만, 그 말이 여전히 쉽지는 않아. 그럼에도 오늘 노을을 그리며 잠시나마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었어. 지금의 나로서 충분히 괜찮다고, 그렇게 믿어보기로 했어.
그래도 오늘은 풍경이 예뻤으니 제주도에서는 노을을 ‘놀’라고 하고 이야기를 ‘이왁’이라고 불러 합쳐서 ‘놀이왁’이라는 제목을 붙여주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