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유성 Jan 04. 2025

군대의 소울 푸드, 부대찌개

취사병이 알려주는 간단하지만 맛있는 부대찌개 레시피

군대에서 부대찌개를 처음 끓이게 되었을 때, 나는 이 요리가 왜 부대찌개라고 불리는지 문득 궁금했다. 냉장고에 남은 재료들을 긁어모아 끓인 음식, 즉 '있는 것'들을 최대한 활용해 만든 요리라는 설명은 단순했다. 하지만 내가 맡게 된 부대찌개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부대찌개는 평소에도 군인들이 좋아하는 메뉴였지만, 막상 60인분을 만들려니 쉽지 않았다. 재료 준비부터 양이 어마어마했다. 얇게 썬 소시지와 스팸은 기본이고, 김치, 두부, 떡, 라면 사리까지 손이 닿는 모든 재료를 담았다. 한 솥 가득 재료를 채우니, 이 요리가 '모든 걸 담는 찌개'라는 말이 이해됐다.

재료를 끓이기 시작했을 때, 나는 각 재료에서 우러나오는 맛의 조화를 느꼈다. 스팸의 짭조름함, 김치의 새콤한 맛, 두부의 부드러움, 그리고 마지막에 넣은 라면 사리까지.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져 진하고도 매콤한 국물이 완성되었다.

부대찌개는 맛만 좋은 게 아니었다. 이 음식이 주는 따뜻함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섰다. 긴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동료들이 뜨거운 부대찌개 한 그릇을 들고 "역시 부대찌개가 최고야!"라고 웃으며 말할 때, 나는 이 음식이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힘을 지녔다는 것을 느꼈다.

부대찌개는 마치 군대라는 공동체의 축소판 같았다. 각자 다른 재료가 섞여 하나의 맛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우리는 서로 다른 배경과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

간단한 부대찌개 레시피 (4인분)

재료

스팸 200g

소시지 100g

김치 200g

대파 1대

두부 1모

라면 사리 1개

물 1.5L

고춧가루 1큰술

국간장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조리법

1. 김치를 냄비에 넣고 약간의 참기름과 함께 볶는다.

2. 김치가 부드러워지면 물을 붓고 끓인다.

3. 끓는 물에 스팸, 소시지, 두부, 대파를 차례로 넣는다.

4. 고춧가루와 국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5. 라면 사리를 마지막에 넣고 익을 때까지 끓인다.

---

부대찌개는 단순히 냄비 속 재료의 조합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노력과 협력, 그리고 따뜻한 마음이 담긴 음식이다. 매일 반복되는 군대 생활 속에서, 부대찌개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잠깐의 위로와 기쁨을 전하는 존재였다. 오늘 저녁엔 냉장고 속 재료들을 모아 부대찌개를 끓여보는 건 어떨까? 그 안에서 당신만의 따뜻한 이야기가 담길지도 모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