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詩作
눈을 입은 나무가 있다
봄에 꽃을 입고
여름에 잎을 입고
가을에 열매를 입고
겨울에는 헐벗었다가
눈을 입는다
그리고 봄여름가을겨울
네 개의 계절 내내
해와 달, 바람을 입는다
때로 이슬과 비를 입는다
나무는 무엇을 입을 때
가장 좋을까
.
나무는 무엇을 입든
여기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나무가 계절을 지나면서
입는 모든 것들이
나무의 삶을 이루는
조각들이기 때문이다
일상(一想) 에세이와 시를 씁니다. 삶이라는 여행에서 경험하고 느낀 이야기를 쓰는 에세이스트이자 시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