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연속 연재일을 지키지 못한 나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의 마음으로 이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2~3년째 꾸준히 지켜오고 있는 나만의 좋은 루틴이 있다. 퇴근 후 매일 헬스장에 가서 10분이라도 운동하기, 주기적인 마라톤 대회 참가 및 달리기, 독서 등이다 꾸준히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습관이 되었고, 하루라도 하지 못하면 찝찝함이 남는다. 어떤 날은 ‘하루 쉰 것만으로도 퇴보한 것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꾸준히 해오다 보면 몸과 마음에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온다. 체력이 좋아지고 살이 빠지며, 무엇보다도 마음이 힐링된다. 그리고 잘 살아내고 있다는 자신감, 나 자신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쌓인다. 이 힘은 다른 어려움을 마주했을 때도 나를 지탱해 주는 내면의 에너지가 된다.
최근에는 잦은 회식과 친구들과의 약속이 겹치면서 루틴을 지키기 어려웠다. 그 결과, 술자리가 잦아졌고 피로가 누적되면서 귀찮음이 밀려왔다. 절제력이 떨어지며 본능적으로 살게 되었다.
평소에 술을 자주 마시지는 않지만, 오랜만에 마시니 즐겁기도 했고, 꽤 자극적인 하루하루였다. 처음 루틴을 어겼을 때는 약간의 죄책감이 있었지만, 그런 날들이 하루이틀 늘어나자 죄책감은 점차 사라지고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나태함이 주는 달콤함은 꽤 매력적이었다.
그러는 사이, 몸은 점점 피로해지고 근육은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태함을 즐기기 위한 시간과 비용이 허비되었다….
내가 이른바 ‘갓생’을 살기 위해 노력할 때, 주변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묻는다.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어떻게 그렇게 꾸준히 해?”
“귀찮지 않아?”
사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습관이 되었고, 지금은 내가 이뤄온 것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삶의 관성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몸이 지치고 마음이 피곤해질 때면, 삶의 관성보다 더 강하게 나를 이끄는 본능이 있다. 자극적인 음식이 먹고 싶고,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눕고 나면 자고 싶어진다. 이처럼 나태한 본성이 나를 끌어당긴다.
그러나 그런 본능과 나태함도 나의 일부라고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본능이 올라오는 순간을 억누르기보다 있는 그대로 느껴보고, 선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충족시켜 본다.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안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언제든지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과거가 모여 현재를 이루고, 현재가 모여 미래를 만든다. 탄성을 잃은 녹슨 용수철 처럼 제 힘을 잃지 않도록 나는 내 삶의 용수철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흔들릴 때도 있고, 꽃봉오리를 피울 때도 있다. 그 모든 모습이 바로 ‘나’이다.
다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살아가기 위해, 삶에 관성의 법칙을 적용해 보는 것, 그 자체가 나에게는 의미 있는 실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