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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수 Dec 12. 2024

겨울의 그림자

나무들은 하늘을 향해 팔을 벌린다.

이파리 없이도 충분하다는 듯,
그 몸은 침묵 속에서도 강하다.


길은 흰색으로 덮이고,
발자국은 빠르게 사라진다.
사라짐이 겨울의 언어라면,
우리는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바람은 차갑게 스며들고,
귓가에 낮은 속삭임을 남긴다.
잠시 멈추어 들여다보면,
그 속엔 낡은 기억과 새로운 시간이 엉켜 있다.


얼음 밑의 강물은 여전히 흐르고,
눈 아래의 땅은 봄을 품는다.
겨울은 모든 것을 가리지만,
그 속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빛이 숨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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