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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수 Nov 21. 2024

가을, 그 쓸쓸한 온기

가을 바람이 불어오면

낙엽은 나뭇가지를 떠나

홀로 땅에 누운다.

떨어진 나뭇잎들 사이로

발길을 옮길 때마다

바스락, 바스락,

나 혼자만이 아는 소리가 울린다.


길가에 선 은행나무는

그 고운 색깔로 나를 반기지만

어쩐지 더 외로워지는 건

내 마음 탓일까.

누군가 함께 걷던 길도

이제는 쓸쓸한 발자국만 남아

서늘한 공기가 내 뺨을 스쳐 간다.


붉고 노랗게 물든 단풍이

마지막 빛을 발할 때,

나도 모르게 흩어진 기억들이

한 잎 한 잎 스며들어

가슴속 빈 자리를 메운다.


어느새 해가 짧아진 저녁,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홀로 걷는 이 길 위에

가을의 온기와 함께

또 다른 외로움이 내려앉는다.


다시금 겨울이 오기 전,

이 짧은 가을 끝자락에서

잠시나마 온기를 나눌

그리운 누군가가 있다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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