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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봉미선과 고길동이 이웃이 된다면?

이제는 어른이 되었나 봅니다.

by 한서 Dec 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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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풀어내기 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짱구는 못 말려'나 '아기공룡 둘리'를 보신 분들이라면 짱구의 엄마 봉미선과 둘리의 천적(?) 고길동 아저씨를 다들 아실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의 저는 짱구의 엄마보다 짱구의 아빠 신형만을 더 좋아했고, 둘리에게 뭐라고 하는 고길동 아저씨를 볼 때마다 왜 저렇게까지 화를 내실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봉미선은 짱구가 걱정되기에, 그리고 쓴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 그런 본인이 싫기도 하지만 짱구가 더 바르게 자라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그 상황이 이제야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둘리가 자기 친구들을 무작위로 데리고 와서 불법 점거(?) 및 취식 그리고 파괴를 하지만, 어떠한 물질적인 청구 없이 그저 혼만 내는 모습이 얼마나 둘리를 사랑하는지 느껴집니다.


이 캐릭터들이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 또한 "사랑" 때문이겠죠!

방치와 지원만이 사랑이 아니었다는 것을 요즘 들어 너무 많이 느낍니다.


만약 저에게 봉미선 또는 고길동처럼 살 수 있겠냐?라고 한다면 정말로 어렵다고 하겠지만,

사랑하는 자식이 있는데 봉미선처럼... 그리고 고길동처럼 아이를 양육할 수 있냐?라고 묻는다면

"해내고 싶습니다."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봉미선 또는 고길동처럼 사실 수 있으신가요?

아니면 봉미선 고길동 같은 부모님이 되실 수 있으신가요?


그럼 이야기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봉미선과 고길동이 이웃이 된다면?


평소처럼 고단한 하루를 보내던 고길동은 퇴근 후 집 앞에서 짱구와 둘리가 장난을 치고 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짱구는 “어허이~ 오! 고길동 아저씨! 우리 집에 같이 놀러 갈래요? 그럼 둘리랑 더 놀 수 있잖아요!”며 고길동에게 말했다.

고길동은 너무나 피곤했지만 어린이의 부탁이니 어쩔 수 없이 짱구를 따라 봉미선의 집 문을 두드렸다.

문이 열리고 봉미선이 나와 고길동을 보자 약간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고길동 씨. 어쩐 일이시죠? 혹시 짱구랑 둘리가 또 말썽 부렸나요?”

“하하… 네, 매일같이 그렇지만 뭐 오늘은 짱구 이 녀석이 자기네 집에 같이 가자고 하더라고요~”

둘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시작했고,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거실에서 난장판을 벌이고 있었다.


커피 한 잔을 나누며 봉미선은 고길동에게 말했다.

“저도 짱구 때문에 매일 골치 아파요. 남편은 집에 잘 없고, 짱구 혼자서 사고만 치니까요.”

“저는 둘리랑 친구들 때문에 집이 엉망이에요. 퇴근하고 오면 집안이 난장판입니다. 그래도 내쫓을 수도 없고…”

둘은 서로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봉미선 씨, 저도 가끔 이런 생각이 들어요. 왜 하필 나만 이런 고생을 해야 하나 싶고요. 하지만 또 그 아이들이 없으면 왠지 허전할 것 같기도 하고…”

“맞아요. 아무리 짱구가 말썽을 부려도, 결국엔 그 애가 있어서 제가 웃을 때가 많더라고요.”

고길동은 문득 자신의 집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둘리가 냉장고에서 몰래 케이크를 꺼내 먹다가 얼굴에 생크림을 묻히고 “맛있어요!”라고 외치던 모습이었다.

“사실 그 녀석도 가끔은 귀여운 짓을 해요.”

봉미선은 짱구가 짓궂게 따라한 남편의 성대모사를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아이들은 정말 웃기기도 하고, 골치 아프기도 하고…”

둘은 아이들에게 지친 일상을 공유하며, 마음 한편으로는 서로의 고충을 위로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대화 중, 거실에서 갑자기 “쾅!” 소리가 났다. 둘리가 짱구와 함께 봉미선의 거실 테이블 위에서 춤을 추다가 테이블을 부순 것이다.

“둘리!!! 짱구!!! 너희 거기서 뭐 하는 거야!!” 봉미선과 고길동이 동시에 소리쳤다.

아이들은 얼어붙은 듯한 표정으로 멈췄고, 둘은 아이들을 단호하게 훈육하며 책임감을 가르쳤다.

“둘리, 짱구. 이렇게 남의 물건을 망가뜨리면 안 된다는 걸 알아야 해. 다음부턴 조심해야 한다.” 봉미선이 진지하게 말했다.

“그리고 둘리, 네가 먼저 시작한 거라면 네가 짱구를 잘 챙겼어야지.” 고길동도 덧붙였다.


아이들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사과했고, 고길동은 봉미선에게 동일 모델로 구입해 준다고 했으나, 봉미선은 짱구도 같이 놀다가 부수어진 것이기에 고길동의 제안을 거절했다. 비록 테이블은 부서졌지만 더할 나위 없는 든든한 이웃이 생겼다.

“우리 둘이 같이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이웃이라 다행이네요. 앞으로는 가끔씩 아이들 데리고 같이 놀러 오세요.”

“그럽시다. 짱구와 둘리는 아마 서로 안 보면 서운할 테니까요.”

그날 이후로도 둘리와 짱구는 끊임없이 사고를 쳤지만,

고길동과 봉미선은 스트레스를 함께 나누며 조금은 덜(?) 힘든 일상을 보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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