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아유, 안녕하세요. 사용해보긴 했죠. 근데, 그게 쉽지가 않더라고. 이 화면에 글자도 작고, 뭐를 눌러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몇 번 눌러보다가 그냥 포기했어요.
Q: 처음 보셨을 때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A: 처음엔 참 편리하겠다 싶었지. 젊은 사람들은 그런 거 잘 하잖아요. 근데 나는 버튼이 많아서 어디를 눌러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한 번 잘못 누르면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그것도 어렵고... 진땀이 나더라고.
Q: 예전에 동네에도 이런 새로운 것들이 많이 도입되었나요?
A: 그렇지. 몇 년 전에 마을에 무슨 인터넷으로 하는 장터 같은 게 들어왔었거든. 그때도 사람들이 '이거 하면 마을 경제가 좋아질 거다'라고 하면서 설명회를 열었는데, 정작 우리가 어떻게 쓰는지는 하나도 안 가르쳐줬어요. 결국 아무도 못 쓰고 흐지부지됐지.
Q: 그럼 이런 최신 기술들을 접하실 때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우신가요?
A: 뭔가 새로운 게 들어오면, 처음엔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우린 모르니까 못 써요. 누가 제대로 가르쳐주는 것도 아니고, 우리 나이 든 사람들이 물어볼 때마다 '이거 간단하다, 눌러보라'고만 하니 그게 더 막막하지. 이번 키오스크도 마찬가지였어요.
Q: 키오스크를 사용하실 때 도와줄 사람은 없었나요?
A: 가게 주인도 바쁘고, 주위엔 나 같은 할매가 둘러보고 있는 거지. 나한테 뭐 어떻게 하는지 알려줄 사람이 없으니, 그냥 포기하고 나왔어요.
Q: 도현 씨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생각을 할까요?
A: 도현 씨? 아 그 젊은 청년? 그 젊은이가 좋은 일 하려고 키오스크를 넣은 건 알겠어요. 근데 말이야, 나 같은 할매들 생각도 좀 해줬으면 좋겠어. 기술이 좋긴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 기술이 어려워서 오히려 소외되는 느낌이에요.
Q: 마지막으로 도현 씨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A: 멋쟁이 청년! 우리 같은 늙은이들도 너희랑 똑같이 편리하게 살고 싶어. 근데 이런 기계만 덩그러니 놓고 가면 우린 그냥 뒤처지게 되는 거야. 우리한테 맞는 방법도 좀 찾아줘. 부탁이야. 그래도 마음이 참 고마워! 먹고싶은거 있으면 말해봐! 내가 건강식으로 만들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