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긴 습작의 시간 3부 : 가야 할 길, 순응의 길
[ 군령지대 ]
매사에 아쉬움을 남긴 젊음이
입소의 능선을 넘으며
파리한 두려움 혈맥 속에 무늬 이루니
고요한 숨소리 거칠어지고
이제 님의 군령지대에 들어선다
하나둘- 셋 넷 …
오직 임을 향한 키 작은 청년은
군 번 없는 훈련병이로소이다
힘찬 군가에 함성 드높고
절도 있는 군화 소리는 깎인 절벽 같다
너와 나의 만남이 전우 되어
이리도 듬직한 무궁화 되었구려
이제는 아스라이 스러져가는 슬픈 청춘
무지로 어설펐던 생명체로부터
인생 세간이 되기 위한
어제의 번뇌를 해탈하고자
내일의 오늘을 그려 나가는 젊음아
너는 막사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스물네 해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
앙상한 몸뚱이에 살찌운 사상이여
찌든 삶에 깃드는 정열이여
야생마가 핵으로 치닫는 것은
영혼이 심장에 영글어 가는 조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