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점장은 짧은 머리의 2+1에 판매하는 물을 사서 돌아가는 청년을 지켜보며, 처음 보는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과거에는 이 동네에 그녀가 모르는 주민이 없었다. '제일 마트'라는 동네 슈퍼를 운영하며. 작은 빌라촌에 사는 주민들과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나누며, 믹스 커피 한잔 마시는 것이 낙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빌라들이 사라지며 손님들이 줄어들자, 결국 아들의 추천으로 슈퍼마켓을 편의점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좋아서 운영하던 슈퍼마켓이었지만, 빌라가 없어지며 알고 지내던 주민들도 많이 없어지고 벌이도 줄어들자, 변화를 인정하며 아들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보통의 편의점들은 알바를 많이 고용하지만, 그녀는 직접 일하던 습관이 남아있었기에, 주말과 야간을 제외하고서는 매장에서 직접 일했다. 아직 자신이 정정하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가만히 집안에 누워있기에는 몸이 근질근질하여 참을 수가 없었다.
슈퍼마켓에서 편의점으로 바뀌면서 일은 기존에 하던 것보다 훨씬 수월해졌다. 본사에서 정해준 업체에서 물류만 신청하면 문 앞까지 배달이 오니 가게를 운영하는 편리성 면에서 편의점이 더 좋았다. 하지만 가게를 찾아오는 주민들과 대화하기를 좋아하는 그녀와 편의점은 상성이 좋지 못했다. 편의점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고객은 그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만 사서 집으로 돌아가길 바랄 뿐, 수다쟁이 편의점 점장과 대화하기를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편의점 근방에서 유일하게 그녀의 수다를 들어주는 사람은 근처 컬쳐 타운의 관리인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