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301호 청년 07화

첫날밤

by 김승수

도민은 할인가에 사 온 앞다리살을 이용해 저녁으로 그의 소울 푸드인 제육볶음을 만들어 먹었고, 기분 좋은 배부름에 행복해하며 침대에 누웠다. 아침부터 이삿짐을 옮겨서인지, 도민의 몸을 3분의 1쯤 잡아먹은 침대의 폭신함 때문인지 도민의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사 온 첫날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듯하였다. 하지만, 그때 어디선가 이상적인 하루의 마무리를 방해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흐느껴 우는 여성의 목소리가 근처에서 들려오기 시작했고, 도민은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의 근원지를 찾기 시작했다. 창문을 열어 밖에서 싸움이 나지 않았는가 확인하였지만, 밖은 술 취한 아저씨 한 명만이 비틀거리며 걸어갈 뿐이었다. 서러움이 가득한 울음소리는 멈추지 않았고, 도민은 보다 신경을 곤두세워 소리의 근원지를 따라갔다. 소리를 따라 도착한 곳은 붙박이 장롱이었다. 장롱에 사람이 있을 리가 만무했지만, 도민은 귀를 장롱에 바짝 붙였고 3초간 더 지속되던 소리는 그사이 잠잠해졌다.


도민은 그제야 옆집 유산균 음료의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뭔가 그녀에게 슬픈 일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무슨 사연이기에 옆방에 들릴 정도로 서럽게 우는지 궁금했지만, 알아낼 방도가 없음을 알고 있기에 도민은 조용히 장롱에서 귀를 떼어내 다시 침대로 향했다.


잠이 들기 직전에 깨버린 상태라 잠이 확 달아난 상태지만, 자신의 잠을 깨운 상대방에게 한 소리 할 수 없었기에 가만히 누워있기를 선택했다. 도민은 방의 방음 상태가 좋지 않음을 미리 알려주지 않은 부동산 사장님을 원망하면서도, 이웃이 어떤 사람일지 못내 궁금해하며 억지로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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