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뜨거워질 시간
한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작은 붕어빵 가게 앞에 멈춰 섰다.
갓 구워낸 붕어빵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달콤한 팥 냄새가 골목을 감쌌다.
아이의 주머니 속엔 천원짜리 지폐 두장이 남아 있었다.
“이걸로 세 마리 주세요!”
아이는 붕어빵 봉지를 꼭 끌어안고 집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집에 도착했을 땐, 방금 전의 뜨끈한 온기는 이미 사라지고 있었다.
붕어빵은 흐물흐물해졌고, 속의 팥도 미지근하게 식어갔다.
식어버린 붕어빵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이제 아무도 나를 찾지 않겠지... 난 그저 식어버린 붕어빵일 뿐이야.”
그때, 부엌에서 아이의 엄마가 봉지를 열어 보았다.
그녀의 눈이 살짝 동그레졌다.
“아, 울 아들이 엄마랑 같이 먹을라고 사왔나 보네?
다시 따뜻하게 만들어 줘야겠다.”
엄마는 조심스럽게 붕어빵을 에어프라이어에 넣었다.
기계가 부드러운 바람과 열을 불어넣자,
흐물흐물한 겉이 바삭하게 깨어나고, 속은 다시 따스해졌다.
달콤한 팥 향이 다시 방 안에 퍼졌다.
붕어빵은 깜짝 놀랐다.
“내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어!”
잠시 후, 부엌으로 달려온 아이가 환하게 웃었다.
“우와! 완전 갓 구운 것 같아요! 엄마도 같이 먹어요. 잘 먹겠습니다!”
아이와 엄마는 붕어빵을 한 입 가득 베어 물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뜨거운 팥이 가득했다.
그 달콤함이 아이의 표정을 더 환하게 만들었다.
그 순간, 붕어빵은 알 수 있었다.
식어버렸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다시 뜨거워질 기회와,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