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오빠를 구하는 법
말썽꾸러기 오빠는 엄한 아빠에게 절대 굴하지 않고 성장하면 할수록 더 지능적인 말썽을 이어갔다.
오빠의 말썽이 먼저였는지 아빠의 엄격함이 먼저였는지 알 수 없지만
아빠는 더 엄하게 오빠를 대하셨고, 오빠는 더욱더 스케일 큰 말썽을 부렸다.
오빠는 그날도 무언가 엄청난 사고를 쳤나 보다.
아빠가 화를 이기지 못하고 오빠의 목덜미 옷자락을 잡아 올렸다.
아무리 잽싼 오빠도 아빠의 힘 앞에서는 무기력하게 잡혀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그 광경을 본 엄마는 재빨리 아빠에게서 오빠를 잡아당겼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앞마당에 놓인 빨간 목욕다라에 빠트려 버리셨다.
그 목욕다라에는 겨울 찬 기온에 위쪽에는 얼음이 제법 두껍게 얼어 있었다.
얼음은 깨지고 오빠의 몸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다.
오빠의 체온과 겨울 찬 공기가 만나 수증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눈물 그렁그렁한 나에게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별거 아니라는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아빠는 엄마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라
"한겨울에 애를 그렇게 차디찬 물에 빠트리면 어떻게 해, 애 감기 들면 어쩌려고"
엄마에게 한마디 하시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리셨다.
엄마가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난 알 수 있었다.
아빠의 채벌 보다 잠시 물에 빠지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신 것이다.
엄마가 선택한 아빠와 다투지 않고 빨리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늘 갑작스럽고 과격했다.
그리고, 조용히 말로 하라는 엄마와 호되게 혼이 나야 정신 차린다는 아빠의 의견은 끝까지 일치하지 못하고 대립하는 육아방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