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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 피아노 선율

마술처럼 스르르 잠이 와요

by 멍냥이

피아노 곡을 들을 때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어린 시절 유치원에서의 낮잠 시간이다.

선생님들에게 꿀맛 같은 휴식 시간이기도 했을 그 시간

어린 날의 나에게도 참으로 꿀맛 같은 시간이었다.

잠이 오지 않던 아이들도 함께 누워서 음악을 듣다 보면

어느 틈엔가 스르르 잠이 들어 버리는 마술 같은 시간이었다.

잠이 덜 깨서 눈을 부비다 보면 준비된 간식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삶에서 그런 여유로운 시간들이 또 있었을까 싶다.

나에게 주어진 가장 평화롭고 행복한 시간들 중 하나였다.


그래서일까 그 낮잠 시간에 들려주었던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와

테클라 봉다제프스카바라노프스카의 소녀의 기도

두 곡의 음률이 기억 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는지

지금도 그 피아노연주를 듣다 보면 평화로롭고 여유로웠던 그때의 기분을 느끼곤 한다.


일상에서 마음이 요동 치는 일이 생기면 나의 안녕을 위해 피아노곡을 찾아 듣는다.

이런 행동 또한 어린 시절의 좋은 기억 때문에 얻어진 습관이 아닐까 한다.


어린 날의 작은 조각들은 성인이 되어 삶을 살아가는 동안 참으로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다행히도 삶 속에서 이런 잔잔한 추억이 있어

조금은 덜 삐뚤어지고

조금은 덜 슬퍼하고

조금은 덜 미워하며 살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많이 힘들고 지친다면 그런 날의 추억들을 억지로라도 기억해 보는 것은 어떨지 속삭여 본다.

우리에게는 한 번이라도 웃었던 기억이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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