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편의점 공화국
대한민국은 편의점 공화국이다. 2024년말 기준 편의점 수는 5만5800개로 편의점 강국으로 불리우는 일본을 뛰어 넘었다. 인구 950명당 1개의 점포꼴로 높은 밀집도를 보이는데 이는 일본의 2.2배 수준으로 이 좁은 땅덩어리에 이토록 많은 편의점이 필요할까 싶기도 하지만 어쩄건 이것은 대한민국 편의점의 현 주소이다.
현재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편의점은 CU,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4개의 브랜드로, CU와 GS25가 300개 차이로 1,2위를 다투고 있고 이마트24는 사실상 경쟁 구도로 보기 힘든 만 개가 채 되지 않는 점포수이다. 현재 세븐일레븐이 트렌드에 따라가지 못하고 뒤쳐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 향후 대한민국 편의점은 CU와 GS25 양강구도로 보여질 듯 하다.
어찌되었건 6만여개에 육박하는 편의점이 있다는 것은 적어도 6만명 정도의 인구가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뜻이고, 편의점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까지 더하면 가히 놀라운 숫자로 보여진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편의점을 하는걸까? 편의점에 대해 조금만 검색해 보더라도 절대 하지 말라고 하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라는 것은 어떤 측면에서는 아이러니 하기도 하다. 물론 나는 그 이유를 잘 알고 있다.
편의점 사업은 회사가 인테리어 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본부임차 타입의 경우에는 임대비용까지 들지 않으니 5천만원 미만으로 창업이 가능하고 심지어 이 비용마저도 대부분이 보증금이니 계약 종료시 회수가 가능하다. 그러니 이제 첫 사업을 시작하는데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이 있고, 큰 욕심 없이 그냥 인건비 정도만 벌 마음으로 시작할 사람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 다만,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상담을 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본인이 계약 만료일까지 버티지 못하고 중도에 위약금을 내고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다는 것이다.
통상 위약금은 적게는 천만원에서 3천만원 사이이고, 몇 개월 동안 하루에 10시간 넘게 일을 하고 한 달에 1원 한푼 가져가지 못하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위약금까지 내고 나오는 상황을 겪으면 편의점 사업은 절대 뒤도 돌아보지 않을정도로 학을 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생각 보다 많다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굳이 물어보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이 편의점이고, 결국은 나눠먹기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점포가 몇이나 되겠는가. 내가 굳이 이 책을 통해 편의점 창업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고자 하는 이유는 편의점 사업이 무조건 나쁘기 떄문이 아니다. 이 세상에 절대적인 선과 악이 존재하지 않듯 무조건 해야 하는 사업과 무조건 하지 말아야 하는 사업은 없다. 다만, 적어도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나서 그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한 후에 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시간에 쫓겨, 당장 뭐라도 해야 하는데에서 오는 불안감으로 편의점 창업을 시작한다면 높은 확률로 위에서 언급한 예시의 당사자가 될 수 있을것이다.
이 책에서는 간단한 창업 조건부터, 회사에서 알려주지 않는 진실들에 대해 실제 GS리테일에서 창업 컨설턴트로 근무하며 본 내용들을 전하고자 한다. 그래서 어렵고 복잡한, 굳이 독자들의 눈길을 현혹할만한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는 것이 아닌 편의점 창업의 민낯을 전해줄 것이다.
편의점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숙지하고, 준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재를 시작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