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자유로운 나를 봐 자유로워

by 굴러가유

K는 버스를 좋아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두 선택지가 주어진다면

머리는 고민중인데 다리는 개찰구를 지난다.


‘왜 변했지? ’


열리는 문에 빨려 들어가듯 주저없이 터벅터벅 ,,

반대편 문에 이마를 찧기 직전까지 걸으며 생각한다.


지하철은 환승하기도 까다롭다.

고작 하나 가고 말건데 운이 나쁘게 멀리 떨어진 칸에 탄 날엔 하염없이 계단을 찾아 걷다 오르내림을 반복하다보면 없던 승질이 튀어나온다.


8-2.

환승 직빵칸도 아니었다.

앉을 자리는 없어도 서있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엉덩이 하나 자리 차지한 당신들보다

이 널널한 칸을 자유롭게 걸어다니는 내가 더 자유로와

보여주고싶은지 8-3쪽으로 괜히 더 걸어가 이내

또 출입문에 바짝 붙어 섰다.

K는 눈이 가는대로 시야를 놓아준다. 눈에 힘도 풀었다.


‘엥. 저거 샌가?’


출입문 유리창 바깥, 지하철이 지나가는 자리에 까치가 사뿐히 앉는다.

전철의 전 자만 들어도 언제든 날아갈 준비가 되어있다는 듯

뻔뻔하게도 산책을 한다.

원래도 여기가 내 산책로였다는 듯.

아 이거 아침루틴, 혹은

이쪽 동네는 처음인데 나쁘지 않네 라고 하는듯하다.


자유로운 새.

자유로운 나.


‘자유롭다‘ 와 ’새‘는 어울리는거같은데

‘자유롭다’ 와 본인은 안어울린다고 생각하다 K가 피식,

웃었다.


까치가 철로를 따라 총총 걸어간다.

K도 나란히 발맞춰 걸어본다.


칸 사이사이 문이 닫혀있지 않아 끝없이 다음칸들이 이어져있는 통로를

K가 걷는다.

멈췄다, 걷다가, 또 멈췄다 걸었다.

날개만 있다면 날아오를뻔한 발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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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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