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니 시 곳간 22
때문 ㅡ
대답만 잘 하는 건
군대를 갔다왔기 때문
우리집이 이만큼 사는 건
아내가 알뜰하기 때문
요즘 내가 시를 쓰는 건
평소 책을 좋아했기 때문
세상이 더 아름답게 보이는 건
요즘 내가 시를 쓰기 때문
* 2집 '어떤 그리움' / 2006 / 담장너머
* 시는, 시를 쓰는 일은 어느날 갑자기 일어났다. 2000년 말쯤이었는데 신기하게 시가 써지기 시작했다.
이때가 40대 중반으로 갈 때였으니 늦게 시작한 셈이다.
시는 나에겐 어려운 것이었고 감히 꿈도 못 꾸던 일인데, 신기하게도 저절로 시가 써졌다. 2001년 들어서자 펜만 잡으면 시가 나왔다. 당연히 시가 재밌어졌고, 관심이 커졌고 시를 대하는 일이 즐거워지면서 시에 빠져들어갔다. 모든 관심이 시에게만 쏠렸다.
시를 쓰면서 느끼는 건 나 자신이 더 맑아지고 더 순수해진다는 것. 점점 더 그 정도가 커진다는 것!
가슴이 더 따뜻해지고 있다는 것! 그런 것들을 느끼면서 시의 길을 걷는다.
시를 쓸 땐 툭툭 쓴다. 힘들이지 않고 쉽게 쉬운 시를 쓴다. 그게 조금 부끄럽기는 하지만 견딜만 하다.
시 쓰는 일이 즐겁고, 일상이 되었다.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