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니 시 곳간 25
해후 ㅡ
묵은 바지 호주머니에서 나온
천원짜리 지폐 두 장과 백원 자리 동전 두 개
이것도 큰 돈이다 싶어
반가움에 다시 한번 어루만져 본다
언제부터 그곳에 갇혀 숨어있었는지 모르겠다만
세상에 빛 볼 날만 기다리며 있었으리라
천 원짜리는 돈 같지 여기지도 않는 세상에서
오롯이 자기 본분 다할 때를 기다리고 있던 이천 이백 원
내 너를 만난 것을 진정 기뻐하며
조용히 돈통에 담아 둔다
언젠가를 너를 소중한 곳에 쓰리라
너희가 만들어진 이유를 정중히 깨닫게 해주리라
* 8집 '고봉밥' / 2018 / 담장너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