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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성찰 3 14화

진정한 사랑의 기술은, 기술을 부리지 않는 것이다.

by Ir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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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나는 심리학을 깊이 좋아했다. 남녀의 차이, 사랑의 심리, 연애의 기술에 관한 책들을 탐독하며 메모까지 해가며 연구하듯 사랑을 분석했다. 남자의 심리를 이해하고, 어떻게 하면 그를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그렇게 수많은 책을 읽고 난 끝에 내린 결론은 단 하나였다.


진정한 사랑의 기술은, 기술을 부리지 않는 것이다.


그 깨달음 이후로 더 이상 사랑의 기술을 논하는 책을 펼치지 않았다. 사랑을 기술로 다룬다는 것, 그것이 과연 나의 모습일까? 사랑이란 본디 순수해야 하는데, 내가 기술을 부린다면 그 관계는 과연 행복하고 편안하며, 나를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까? 결코 그렇지 않았다.



사랑을 시작할 때, 상대의 마음을 떠보려 하거나 나에 대한 그의 감정을 확인하려는 순간, 이미 그 사랑은 처음부터 어긋난 것이 아닐까.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걸까?" "그의 마음이 변한 것은 아닐까?" 이런 의문이 생긴다면, 그것은 시작부터 잘못된 사랑일 가능성이 크다.


내 경험에 따르면,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의심을 남기지 않았다. 그들은 언제나 명확했다.


예전에 유튜브에서 어떤 연애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 영상에서는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에게는 절대 짧은 단문으로 답장을 보내지 않는다고 했다. 많은 댓글이 달렸다. "맞아, 내 남자친구도 그랬어. 결국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어." 하지만 나는 의문이 들었다. 문자 몇 줄로 사랑을 판단해야 하는 관계라면, 애초에 그 사랑은 잘못된 것이 아닐까?



과거의 내 연인은 종종 단문으로 답장을 보내곤 했다. 때로는 한 글자, 심지어 줄임말로도 답했다. 그러나 나는 단 한 순간도 그의 사랑을 의심한 적이 없었다. 그는 문자로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의 사랑은 늘 나를 향해 있었다. 그는 나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자신보다도 나를 더 아꼈다.



사랑은 기술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상대에게 약간의 궁금증을 남기고, 치밀한 밀당의 기술을 사용한다고 해서 내 마음이 정말 행복할까? 잡은 물고기가 될까 봐 감정을 숨기고, 표현을 아낀다면, 그 관계에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나는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가기 전에 내 사랑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 그러면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난다.

하나는, "이토록 사랑받다니 감사하다"고 말하며, 그 감정을 변함없이 이어가는 사람.
다른 하나는, 한없이 관심을 보이다가 내가 마음을 표현하는 순간 태도가 돌변하는 사람.


후자의 경우, 나는 이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네가 변했다"고 설명한들,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사랑 앞에서 머뭇거림이 생기고, 의문이 많아진다면, 그 사랑의 본질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진정한 사랑은 명확하다.
진정한 사랑은 질문을 남기지 않는다.
진정한 사랑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랑이 내게 어떤 흔적을 남겼는가 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나는 깨닫는다.
그 사랑이 좋은 것이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는,
그 관계 속에서의 나의 모습이 말해준다.


그와 함께한 순간들 속에서 나는 편안했는가? 안정적이었는가? 성장하고 있었는가?
혹은 불안하고, 불편하고, 나의 삶이 뒷걸음질치고 있었는가?



그러나 이제는, 시간이 지나야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안다.
사랑하는 순간에도 내 마음이 말해준다.
그와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 나는 편안한가? 평온한가?

그렇다면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기술이 필요 없는, 진정한 사랑이다.




Love Shouldn’t Be a Game

There was a time when I was obsessed with figuring out love. I read every book I could find—about the differences between men and women, dating psychology, how to “win” in relationships. I even took notes, as if love was something I could study and master. I wanted to understand how men think, how to make someone fall for me.

But after reading all those books, I realized one simple truth:

If love feels like a strategy, it’s probably not real love.


Once I got that, I stopped looking for tricks or rules. Love should feel natural, not like a puzzle you have to solve. If I have to manipulate someone into loving me, can that even be called love? Can it make me happy? Can it help me grow? The answer was obvious—no.


When we start a relationship by overanalyzing everything—constantly wondering if they really like us or if their feelings are fading—we’re already off track.

Because here’s the thing: When someone truly loves you, you don’t have to guess. You just know.


I remember watching a dating coach say, “A guy who loves he will never text you with just one word.” The comments were full of people agreeing, saying, “Omg, my ex did that, and in the end, he didn’t love me.”


But really? Is love measured by the length of a text message?


One of my exes used to text me in the shortest, laziest replies. Sometimes just an emoji. But I never doubted how much he loved me. He wasn’t great at texting, but he showed it in other ways. He cared for me more than I cared for myself.

Love isn’t about playing games. Some people think keeping a little mystery, acting distant, or playing hard to get will make someone love them more. But if I’m holding back my feelings just to seem “less available,” what kind of relationship am I even building?


Now, when I start to fall for someone, I don’t play it cool. I let them know how I feel. And when I do that, I see two types of people.

Some people appreciate it. They love me back, just as openly and consistently.
Others? They pull away as soon as they realize my heart is theirs.

And that tells me everything I need to know. If someone hesitates when they’re faced with real love, I won’t beg them to stay. Love shouldn’t feel like a guessing game.


Real love is obvious.

Real love doesn’t make you anxious.
Real love isn’t a strategy. It just is.

And in the end, love is about how it changes you.


Looking back, I can always tell which love was right and which wasn’t.
But deep down, I think I always knew in the moment, too.

Because love that’s right makes you feel safe. Secure. Like you’re growing.
Love that’s wrong makes you doubt yourself. It makes you shrink.

I used to think time would reveal the truth.


But now I know—your heart already knows.

If you feel at peace, if you feel safe, if you feel free,
That’s love.
And love should never be a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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