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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린 사자

by 이장원 Feb 03. 2025


1. 백수의 왕인 사자에게도 사냥은 매우 위험한 과정이다. 몸무게가 서너 배 이상 나가는 버팔로의 뿔 공격에 배가 찢어지기도 하고, 얼룩말의 발굽에 걷어차여 골절상을 입기도 한다. 그래서 사자 무리의 사냥은 매우 신중하다. 아파 보이는 개체나 작은 새끼, 무리에서 떨어진 개체를 골라 조심스럽게 접근해서 공격한다.


2. 하지만 굶주린 사자는 그럴 여유가 없다. 배가 고플수록 많은 위험을 무릅쓴다. 평소 자주 노리지 않던 커다란 기린도, 무리를 짓고 있는 버팔로도 가리지 않는다. 오랜 굶주림은 사자를 더 큰 위험으로 이끈다. 지금 저 동물을 사냥하지 않으면 굶어죽을 것 같다는 위기감을 느낄 때 사자는 큰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그를 공격한다.


3. 위험한 투자에 열을 올리는 청년 세대의 모습이 굶주린 사자를 닮았다. 월급만으로는 너무 배가 고프다. 높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현재의 답답한 삶을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이는 사자에게 있어 굶어 죽을 것 같은 위기감과 다르지 않다. 신중하게 사냥감을 고를 여유가 없다. 배부른 사자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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