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서울에 있는 중국집 몽중헌에서 딤섬을 먹었다.
아주 좋아하는 형 둘이랑. 훌륭한 레드와인 한 병과 연태고량주 대자 1병.
적당한 시간에 파했다.
어떤 착한 형과는 달리 어제 분명히 나는 계산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더욱 좋았다.
나는 입이 짧아서, 좋아하는 음식도 별로 없고 많이 먹지도 않는다.
안창살, 복 사시미를 좋아한다.
순댓국은 좋아하지 않는다. 제발 순댓국에 소주나 한 잔 하자고 나를 부르지 마라.
몽중헌의 딤섬과 취천루의 만두를 좋아한다. 다른 딤섬과 만두는 좋아하지 않는다.
초딩 입맛이어서 그렇다. 미쉐린 쓰리스타 이런 거는 필요 없다.
여하튼 어제저녁은 여러모로 행복했다.
덕분에 오늘 오전에는 애드빌을 하나 먹고 계속 누워 있어야 했다.
지구는 둥글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고,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나 앞으로 유튜브 할 거야"라고 했더니, 말렸다.
내가 유튜브를 해 보겠다고 하면, 대부분 응원은 고사하고, 비웃는다.
넌, 안돼...
나는 왜?
내가 좀 무미건조하고, 순발력이 떨어지는 것은 맞다. 인정.
그래서, 유머 감각을 장착하는 약을 수소문하고 있다.
순발력을 기르기 위해서 쿠팡에서 문틀 철봉을 주문할 계획이다.
유머 감각과 순발력이 단기간에 늘지 않으면, 음주 방송도 고려하고 있다.
지금까지 음주 상태에서는 나름 '웃기는 인간'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단, 헛소리만 하지 않으면.
누워서 유튜브로 숏츠를 보는데, 계속 이병헌이 나온다.
어느 맑은 봄날,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나뭇가지를 보며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겁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스승은 제자가 가리키는 곳은 보지도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뿐이다.”
문득 깨달았다.
내 목소리가 이병헌이랑 참 비슷하구나.
안타깝다. 부모님이 원망스럽다.
얼굴도 좀 비슷하게 해 주시지...
PS. 비방 댓글 사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