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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한 착한 형이 독거중년을 위로하기 위해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ㅇㅇ칼국수에서 둘이 보쌈과 흰색 뚜껑 ㅇㅇ막걸리 4병.
그 형에게 끌려서, ㅇㅇ플라자 3층에 있는 ‘다양한 맛있는 안주와 유니크한 인테리어’(네ㅇㅇ에 따르면)의 건전 바(Bar) 지ㅇㅇㅇ에서 라프로익 10년 산 1병과 치즈 조각.
어디선가 3차.
지난 몇 년간 3차까지 간 적이 없다.
오전 내내 숙취로 미칠 정도로 괴로웠다.
화장실 거울에 비친 사내의 뺨을 갈기고 싶었지만, 참았다.
사건을 더 만들고 싶지 않았다.
오른쪽 얼굴 광대 부분에 다량의 스크래치가 있었다. 손바닥과 손등에도 핏자국.
식탁 위에 놓인 안경은 오른쪽 프레임이 심하게 휘어져 있었다.
하필이면 가장 아끼는 안경이었다. 빈티지한 금자안경.
프레임만 70만 원 넘는다. 게다가 이제는 구할 수 없는 모델이다.
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싶었다.
널브러져 있는 카드영수증 3장.
오후에 '착한' 형으로부터 생사를 묻는 전화가 왔다.
“우리 3차 갔었어? 하나도 기억이 안 나. 네가 다 계산했었어?”
해가 지고 다시 자야 할 시간이 되자,
비틀거리며 걷다가 길거리 가로수에 얼굴을 처박은 기억은 났지만,
어디서 3차를 했는지는 여전히 기억이 나지 않았다.
지난 몇 년간 3차까지 가서 마신 '기억'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