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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애도
최근 많은 양의 글을 쓰고 있어.
블로그에 더해 브런치
소설까지 쓰다 보니
거의 쉴 틈 없이 키보드를 두드리지.
그러다 어느 한순간
어떤 사실 하나를 알아차렸어.
내가 유난히 틀리는 글자가 있어서,
그에게 백스페이스를 날리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는 것.
그는, ‘따’야.
-있다 / -였다 / -했다
ㅆ받침 뒤에 이어지는 ‘다’를 칠 때,
미처 손가락을 떼지 못한 시프트에 떠밀려
따가 탄생해.
나의 부주의로,
세상의 빛을 보자마자 소멸하는 너.
말이 되나 싶지만
미안한 감정이 생겨버렸어.
마음속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애도.
따야, 너는 아름다운 글자.
비록 나의 불찰로
수많은 네 존재가 덧없이 사라져 갔지만,
앞으로 너를 그냥 보내지 않을게.
내 이 세상에 다시 너를
아름다운 단어로 불러올지니.
따님
따개비
따발총
따다
따라오다
따라가다
따라하다
따르다
따지다
따분하다
따갑다
따뜻하다
따듯하다
따스하다
따끈하다
따박따박
따닥따닥
따로따로
따르릉
따각따각
따붓따붓
따억따억
헥,
앞으로 네게 더 많은
엔터를 줄게.
뿅.
사진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