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위에 앉아 있는 새 두 마리
저녁을 먹고 나서 산책에 나섰다. 어둑해지는 시각이라 발걸음을 빨리 했다. 작은 호숫가에 이르렀을 때 잰 발걸음이 저절로 멈춰졌다. 호숫가 마른 풀잎에 새 두 마리가 마치 1층과 2층 아파트인 양 자리 잡고 앉았다. 곧 어두워질 텐데 잠들 곳으로 가지 않고 왜 저러고 있을까 싶었다. 아직까지 저녁밥을 못 챙겨 먹었을까, 아님 형제들을 기다리기라도 하는 걸까?
내가 마냥 새들 걱정하며 시간을 지체할 때가 아니었다. 나도 더 어두워지기 전에 집에 도착해야 되겠기에 내 갈 길을 재촉했다. 바쁜 마음 중에도 색다른 꽃이 눈에 띄었다 또 잠시만 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이름을 몰라서 네이브 렌즈를 돌려 보았으나 번번이 이상한 이름만 나왔다. 아무래도 그 이름이 아닌 거 같아서 이름 확인하기는 포기하고 돌아섰다.
이곳 공원은 맥키니 시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자연적으로 자라고 있는 식물 군락마다 표지를 해놓고 있다. 산책할 때마다 자생하는 꽃들이 피고 지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여간 좋은 게 아니다. 자연을 보호하고 사랑하는 방법에도 여러 형태가 있다는 걸 배운다.
한국에선 자연 생태 공원도 있지만 대부분의 공원엔 조경에 신경을 많이 쓴다. 철 따라 아름답고 특색 있는 식물들을 가꾸고 있어서 정말 가보고 싶은 아름다운 공원이 많다. 그건 그것대로 좋다.
미국 공원들은 대개 사람들이 와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볼거리도 중요하지만 나들이 객이 편하게 힐링할 수 있도록 지역 특성이나 장소 그대로를 살려서 접근하기 쉽고 편안하게 자연 속에서 즐길 수 있게 해 놓은 곳이 많다.
내가 사는 텍사스 주 맥키니 근처에도 이런 자연 힐링 공원이 많아서 산책하며 힐링하기에 아주 좋다.
*공원길로 접어들기 전 동네 산책길의 저녁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