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랑 갈매기랑
주말에 뉴욕 롱비치에 다녀왔다. 딸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존스 비치랑 롱비치가 있다기에 다녀오자고 했다. 가다가 보니까 두 곳 다 멀지 않은 곳인데 이번엔 롱비치로 향했다.
올여름엔 비치에 한 번 못 가고 여름을 넘기나 했는데 다행히 딸네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바다가 있어서 주말 한나절을 유쾌하게 보낼 수 있었다.
지난해 파이어 아일랜드 비치에 갔을 땐 배를 타고 가야 해서 경비도 많이 들었고 시간 소요도 많았다. 여긴 차로 한 번에 갈 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 모래가 고왔다. 조개껍질 부서진 것도 없어서 아이들 놀기에는 어주 안전하고 좋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를 보니 가슴이 확 트이는 기분이 든다. 1시간 넘게 물에서 외손녀 지율이랑 잘 놀았다.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손바닥만 한 작은 미역들이 손에 쥐어진다. 미역이 어찌나 깨끗하고 고운지 그 자리서 초간장에 찍어 먹으면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는 기회만 되면 바다에 가는 걸 좋아한다. 건선 자연치유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에 더 좋아한다. 짭조름한 바닷물과 햇빛은 건선 자연치유에 가장 좋은 치유제이다.
외손녀랑 바다에서 파도타기도 하고 바닷가 모래 사장을 거닐기도 하다가 새들이 자유로이 바다 위를 날아 다니는 거며 모래 사장을 종종거리며 다니는 것도 흥미롭게 구경하면서 잘 지내다 왔다. 집에 돌아와서 저녁 준비를 하는데 사위는 바다낚시를 하고 들어왔다. 광어며 삼치같이 생긴 것을 몇 마리 잡아서 얼음에 채워왔다. 손질을 마친 생선은 저녁 식탁에 구이로 올려졌다. 갓 잡아 온 생선 맛이 어찌 맛있지 않으랴. 낚시 얘기며 파도타기며 바다 미역 얘기며 바다 얘기로 꽃을 피운 저녁 식탁은 화기애애했다.
생선은 소금 뿌려서 굽기만 했는데 정말 맛있다. 생선구이에 현미 잡곡밥과 무 콩나물국, 양배추 라페, 나물 무침, 수박 속껍질 샐러드로 저녁상을 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