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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하"의 맛, 두릅 소고기 말이

by 헤아림


사실 두릅은 그냥 데쳐서 초고추장 찍어 먹을 때 그 가장 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우리 가족은 수확한 두릅을 그 자리에서 손질하고 데쳐서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불에 소금을 탄 물부터 올려두고 한쪽에 앉아 두릅을 손질한다. 밑동을 살짝 잘라주면 이때 두릅을 감싸고 있던 비늘 조각 같은 것이 같이 떨어진다. 밑동이 너무 굵은 것은 반으로 칼집을 내주고 먹을 때 반으로 갈라 먹는다. (데치기 전 아예 반으로 갈라버리면 안쪽에 작은 잎들이 같이 잘려서 떨어진다.) 끓는 물에 손질한 두릅을 담그면 붉은빛을 띠던 잎들이 모두 싱싱한 초록색으로 변한다. 뜨거운 물에 담그는데 오히려 더 싱그러운 색으로 변한다니 가끔은 과학이 마법을 부리나 하는 마음이 든다. 뜨거운 물속에서 밑동이 약간 말랑해질 때까지 이리저리 뒤집어 주다가 불에서 내린 뒤 찬물로 씻고 물기를 꼭 짠다. 이렇게 데치는 과정에서 이걸 먹을 수 있나 싶을 만큼 단단했던 가시들도 먹을 수 있을 만큼 부드러워진다. 데친 두릅은 초고추장과 함께 상에 올린다. 두릅 하나 손으로 집어 들고 초고추장 살짝 찍어 먹으면 특유의 쌉쌀한 맛과 싱그러운 향이 동시에 올라온다.


이 외에 두릅으로 무언가 요리를 하려고 한다면 두릅전이나 두릅튀김 정도 한다. 늘 가장 쉬운 형태의 요리를 보여주고자 하지만 사실 두릅숙회는 그냥 데치기만 하면 끝이고, 두릅 전과 튀김은 그렇게 데친 두릅을 부침가루나 튀김가루에 버무려 기름에 튀겨내면 끝이니 레시피라고 소개하기가 왠지 아쉬웠다. 그래서 종종 집에 손님이 오면 내놓았던 채소 소고기 말이(때마다 있는 채소로 대체한다.)를 두릅을 넣은 버전으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


양념은 불고기 양념의 주문처럼 쓰이는 "간설파마후참깨"에 맛술을 조금 추가하고, 불에 올려 졸일 양념이니 약간 싱거운 듯하도록 물을 더 넣었다.




재료 (20개)


- 두릅 20개
- 불고기용 소고기 20쪽


- 물 6T

- 간장 2T

- 설탕 1T

- 파 1T

- 마늘 1T

- 후추 1t

- 참기름 1t

- 깨 1t

- 맛술 1t


- 식용유 약간






만들기


1. 분량의 양념장을 만들어 둔다.
2. 두릅 밑동을 깨끗하게 자르고 소금물에 데친 뒤 꼭 짠다.
3. 소고기를 키친타월 사이에 넣고 눌러 핏물을 뺀다.
4. 소고기 위에 두릅을 대각선으로 얹어 말아준다.
5.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살짝 두르고 중불에서 잘 굴려가며 노릇노릇 구워준다.
6. 고기가 잘 익으면 그 위로 만들어 둔 양념장을 붓는다.
7. 중 약불에 양념이 배도록 뒀다가 꺼낸다.
8. 먹기 좋게 반으로 잘라 접시에 담는다.
9. 그 위로 팬에 남은 소스를 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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