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은 이곳저곳 색색이 옷을 갈아입은 나무들이 저마다의 색을 자랑하며 이 계절을 즐기러 온 이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등산을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산 중턱의 커다란 암반에 내려앉는 추산의 노을을 담아내는 것은 오랜 숙제였기에, 느지막이 산행에 올랐다. 오늘처럼 날씨가 맑고 시야가 또렷한 날에 좋은 사진이 나오기 때문에 묵직한 카메라를 목에 걸고 등산로 앞에서 몸을 풀었다.
“이제 올라가시게?”
삼삼오오 내려오는 등산객 중 한 어르신이 말을 걸었다.
“예, 장군바위에서 노을 사진 찍으려고 지금 올라갑니다.”
“원래 등산 다니는 양반이 아니구먼?”
얼굴에 스치는 걱정 어린 눈빛이 조금 성가셨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초입에서부터 오지랖을 부리며 걸고넘어지는 느낌이었다고 해야할까.
“허허…예. 일 때문에요. 왜 그러시죠?”
“예로부터 등산 다니는 사람들한테 전해오는 게 몇 가지 있는데,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어. 저녁에는 산 타는 거 아니라고. 자네 지금 장군바위 쪽으로 올라가면 저녁에야 내려오겠구먼.”
“어르신, 왜 그런 속설이 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발 아래가 잘 안 보이니 그러겠지. 한번 잘못 디디면 이 세상 하직하는 게 등산 아니겠나. 요즘 세상에 뭐 귀신같은 것이 있겠어? 다만, 절대 뒤를 돌아보진 말게. 누가 그 저녁에 산에서 말을 걸 리도 없으니, 뒤를 쳐다보지 말라고.”
슬며시 부아가 치밀기 시작했다. 재수 없게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쓸데없이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럼 조심히 내려가십쇼.”
“어이, 김형! 이제 그만 내려가세!”
“어어~ 금방 감세.”
짧은 인사치레를 마치고 서둘러서 산행에 오르자 쓸데없는 오지랖을 부리던 어르신의 목소리도 멀어졌다. 잠깐 뒤를 돌아보니 기분 나쁘게 내 모습을 등산로 입구 쪽인 저 멀리서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뭐야, 대체 왜 저러는 거지?
발걸음에 더 힘을 실었다. 헤드랜턴, 야광봉 등 야간 산행 물품 등을 챙기기는 했으나 시야 확보가 어려운 야간에 산에서 내려오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은 다섯 살짜리 꼬마도 아는 상식이었다. 지금 사진을 찍고 서둘러 내려와도 가을의 해는 여느 계절보다 짧고, 산에는 더 빨리 어둠이 내려오기 때문이다.
송악산은 바위산이다 보니 등산 초보에게는 굉장히 거친 산길이었다. 금방 숨이 차올랐고, 스마트 워치에 뜨는 심박수도 170을 넘어가기 시작했다. 한 시간여 지났을까 하고 시계를 보니 오후 4시 반 정도가 되었다. 살짝 풀린 듯한 등산화 끈을 다시 챙겨 묶고 챙겨온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하늘이 뉘엿뉘엿 주홍빛으로 물드는 것을 보니 해가 지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더 서둘러야 한다.
장군바위 쪽으로 갈수록 시간이 저녁을 향해가서 그런지 인적이 드물어졌다. 내려오는 등산객도 슬슬 마주치기가 힘들어졌다. 카메라가 이렇게 짐스럽게 느껴지기는 처음이었다. 당장 내팽개쳐 버리고 싶었지만, 이제 와서 돌아갈 수도 없고 여기서 멈추면 해가 져서 더 위험해진다. 이런 생각을 하며 자신을 채찍질하고 숨을 고르며 발끝만 쳐다보다가 고개를 드니 ‘장군바위 200m’라는 이정표가 보였다. 이상하게도 이정표가 보이면 갑자기 사막에서 오아시스라도 발견한 사람과 같은 환희가 느껴진다. 그래, 조금만 더 가면 오늘의 목적지에 다다른다. 노을 명소로 가장 유명한 곳이라니, 좋은 풍경과 피사체를 찍기 전 손끝에 흐르는 뜨거운 기운이 느껴졌다.
장군바위에 도착하니 미세먼지 없는 맑은 창공에 더없이 아름다운 단풍빛 노을이 내려앉고 있었다. 서둘러서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센서를 조정하며 연신 사진을 찍었다. 뷰파인더 너머로 보이는 이 광경을 무어라 말할 수 있을까. 해가 그날의 마지막 숨을 파-하고 토해내듯 붉게 타오르는 이 모습을 담아낼 수 있다는 사실에 감격스럽기도 했다. 성에 찰 만큼 사진을 찍고 주변을 둘러보니 평평한 바위가 있어 걸터앉아 오늘 찍은 사진들을 확인했다. 오늘 날씨가 좋은 탓에 헛걸음하지 않았고, 사진도 더없이 마음에 들었다. 이 정도면 공모전에서 입상하는 것은 그리 무리한 기대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집에 가서 후보정을 살짝 하면 완벽하겠구나 하고 슬며시 미소를 짓는 순간, 마지막 사진에 장군바위 건너편 봉우리에 찍힌 무언가가 보였다.
사람인가 싶어서 확대해 보았다. 발 하나도 딛기 어려운 깎아지른 듯한 봉우리 위에 정말로 사람이 서 있었다. 이 시간에 뭘 하고 있는 거지? 싶어서 고개를 들고 사진이 찍힌 방향을 살펴보니 사진 속에 찍힌 사람은 없었다.
산에는 어둠이 도심보다 더 빠르게 내려앉았다. 노을 사진을 찍은 지 30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벌써 주변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다. 가방에서 헤드랜턴과 야광봉을 꺼냈다. 그리고 서둘러서 걸음을 재촉했다. 헤드랜턴과 야광봉의 불빛만이 주변을 비추고 있을 뿐, 주변은 어떠한 빛도 존재하지 않았다.
“히이익!”
계곡 옆이라 낙엽 아래가 축축했는지 발을 헛디뎌 미끄러졌다. 걸음을 서두르다 보니 넘어지고 말았다.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은 없어 잠깐 몸을 살핀 후 다시 서둘러서 하산길에 올랐다. 넘어지고 일어나니 갑자기 아까 등산로 초입에서 만났던 어르신의 음성이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듯했다. ‘절대 저녁 등산은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왜 그리 불길한 소리를 해서 공연히 불안한 마음이 들게 하는 건지 짜증이 났다.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생각의 꼬리를 자르기로 했다. 그런데 저 멀리 어디선가 쾡쾡쨍쨍 하는 악기 소리가 들렸다.
내려갈수록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다 허물어져 가는 암자가 보였다. 그 앞에서 오방색 무복을 두르고 깃털로 장식된 모자를 쓴 무당과 꽹과리, 북을 치는 사람들이 있었다. 촛불과 제상을 앞에 차려두고 대자리 위에서 무당이 두 손에는 방울 더미를 쥔 채 짤방짤방 흔들며 연신 하늘에 닿을 듯 콩-콩, 뛰어오르고 있었다. 주변에 계곡이 있어서인지 굿판 주변에 희뿌옇게 물안개가 내려앉았다. 무당이 뛰다가 고개를 하늘 방향으로 꺾자 허옇게 칠한 얼굴이 달처럼 빛났다.
바위산이다 보니 음기가 강해서인지 이곳을 찾는 무당이 많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저녁에도 굿을 하는구나 싶어 신기했다. 홀린 듯 목에 걸고 있던 카메라 스트랩을 풀고 들어 올려 그 기이하면서도 신비로운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자 셔터를 눌렀다.
타타타탓-찰칵-
분명 꽹과리와 북소리에 묻힐 법도 한데 셔터의 연사 소리가 나자, 무당이 서슬 퍼런 눈빛으로 홱 돌아봤다. 무당이 몸짓을 멈추자, 악사들도 연주를 멈췄다. 그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사람이 아닌 야차 같아서 숨이 멈출듯했다.
“뭐 하는 거요 지금?”
“아…저…..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사진을 찍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사진은 지우겠습니다.”
“지금 뭐하느냐고!!!!!!!!”
무당의 붉게 칠한 입술이 수직 방향으로 길어지더니 나를 보며 천둥같이 소리쳤다. 그 소리가 어찌나 큰지 골짜기에 메아리가 울려 퍼졌고, 그 기세에 밀려 뒷걸음질 치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버렸다. 헤드랜턴도 갑자기 불이 꺼졌다. 떨리는 손을 더듬거리며 얼른 다시 헤드랜턴의 전원 스위치를 눌러봤으나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당장 여기서 꺼지지 못해!!!”
풀린 다리를 일으켜 세웠다. 다리가 어찌나 후들거리던지, 알 수 없는 공포감에 휩싸여 몸이 말을 듣지 않는 것 같았다. 뒷걸음질치며 도망치듯 그곳을 빠져나왔다.
하체가 다른 사람의 것을 갈아 끼운 듯 목각인형처럼 어색하고 거칠게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낙엽 사이로 몇 번을 미끄러졌고 발을 헛디뎌 발목도 다친 듯 얼얼했다. 그래도 내려가야 한다는 생각에 미친 듯이 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다 무언가에 걸려 앞으로 고꾸라지듯 넘어졌다. 머리가 핑하더니 시야가 흐려졌다. 벗겨진 헤드랜턴이 다시 전원이 들어왔는지 앞에서 허공을 비추고 있었다.
얼른 주워서 머리에 다시 끼우던 중, 아뿔싸… 아까 그 무당을 찍다가 뒤로 넘어지는 통에 카메라를 그곳에 두고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병신같으니! 돌아온 길을 다시 올려다보았다. 새카맣게 변한 산길을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으나, 다시 돌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카메라는 목숨줄인데, 그까짓 사람 몇 무섭다고 내 전부와 다름없는 카메라를 두고 올 수는 없지 않은가. 두려움에 곧 눈물이 터질 듯 손이 떨리고 숨이 거칠어졌지만, 가야만 했다.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어거지로 발을 뗐다. 한 30여 분을 다시 올라가니 쓰러져가던 암자가 보였다. 그런데 아까 있던 무당도, 악사들도 없었고 굿판도 언제 그런 것이 있었냐는 듯 물안개만 자욱할 뿐 아무런 흔적이 남아있지 않았다. 헤드랜턴 불빛으로 이리저리 비춰보니 아까 넘어진 자리에 카메라가 덩그러니 있었다. 얼른 뛰어가 카메라를 움켜쥐고 대충 목에 걸친 채 뜀박질을 시작했다. 지금 이곳을 벗어나지 않으면 죽을 것만 같았다.
헉-헉
어딘지도 모르는 곳을 뛰어 내려갔다. 얼른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오감이 입을 모아 나에게 소리치는 듯했다. 죽기 싫으면 빨리 이곳을 벗어나라고!
본능이 이끄는 대로 등산로가 아닌 듯한 길을 향해 내림박질을 쳤다. 그런데 갑자기 뒤통수 쪽에서 무언가 짤랑짤랑 소리를 내며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소리가 들리더라도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라던 어르신의 말씀을 잊어버린 채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랬더니 아까 마주쳤던 무당이 입이 가로로 찢어진 채 허연 이를 드러내며 사뜩한 웃음을 띄운 채 방울 더미를 흔들며 나에게 뛰어오고 있었다.
절대 잡히면 안 된다. 잡히면 죽는다. 살고 싶으면 빨리 뛰어,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빨리 뛰어!!! 거친 숨을 몰아쉬느라 입을 벌리며 내달렸다.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듯 헐떡였다. 놀라서 몸이 돌처럼 굳어버렸고, 무당이 뛰어오는 방향을 따라 시선을 움직였다. 그런데 무당이 쐐액 소리를 내며 바람같이 내 옆을 스쳐 지나갔다. 요란한 방울 소리와 오방색 무복 자락과 함께 점점 멀어져갔다. 그냥 내려가는 길이었을 거라 애써 생각하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던 중, 다시 방울 소리가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액고체일도 공개온오견조 시다밀라바야반심행 살보재자관 경심다밀라바야반하마!!! 깔깔깔!!!!”
아까 분명 내 곁을 스쳐 지나갔는데 무당이 다시 알 수 없는 소리를 내지르며 내 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손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듯하여 눈을 찌푸리며 쳐다보니 한 손에는 방울과 한 손에는 날이 우악스럽게 선 칼을 들고 있었다. 아까보다 더 찢어진 입을 그리며 짐승 같은 눈빛을 하고 나에게 달려왔다. 저것은 필시 사람이 아니고, 저 사뜩한 것이 나를 저 시퍼런 칼로 죽이려 함이 틀림없었다. 그것이 달려오는 속도보다 내가 더 빨리 달려야 산다. 정신을 동여매고 입술을 꽉 깨문 채 달음박질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은 발이 없는 것처럼 너무나 빠른 속도로 나에게 가까워지고 있었다. 고개가 꺾인 사람처럼 뒤를 경계하며 달려가다가 갑자기 몸이 허공에 뜬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절벽이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
.
.
.
“선생님, 선생님? 정신이 드십니까?”
눈꺼풀을 힘겹게 움직여보니 서까래 천장이 보였고, 푹신한 이불이 덮여있었다. 창호지 너머로 햇볕이 스미는 것을 보니 날이 밝은 듯했다. 고개를 돌리자, 옆에는 법의를 입은 스님이 앉아계셨다.
“아…. 여기가 어딥니까?”
“송악산 지문암입니다. 산 중턱에 쓰러져 계신 것을 보살님 한 분이 뫼셔왔습니다. 산악구조대에 연락해 둔 상태이니 조금 기다려보시지요.”
“그렇군요… 어제 절벽에서 떨어진 것 같았는데 이렇게 스님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이곳이 저승은 아닌가 봅니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님은 부처님같이 은은한 미소와 함께 합장을 한 채 가벼운 목례를 하고 방에서 나갔다. 어제 있었던 일이 모두 꿈처럼 느껴졌다. 사실, 헛것을 본지도 모르겠다.
누워있던 방을 이리저리 둘러보니 스님이 기거하시는 공간인 것 같았다. 알 수 없는 경전이 꽂혀있었고, 불상 하나가 앉은뱅이책상 위에 올려져 있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숱한 절에 다니며 많은 불상을 보았지만, 처음 보는 형태였다. 한쪽 손에는 칼을 들고 다른 한쪽 손에는 구슬 같은 걸 움켜쥔 채 보관을 쓰고 있었다. 이상한 불상을 지나 나의 시선은 방에 걸려있는 한자가 가득한 문서로 향했다. 한자가 모두 거꾸로 쓰여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어제 매고 올라갔던 가방과 카메라가 놓여있었다. 몸을 일으키려 하니 아무래도 갈비뼈 쪽이 금 간 듯 찌르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기어가서 카메라를 살펴보았다. 다행히 렌즈도 잘 붙어 있었고, 전원을 켜 보니 카메라도 온전하게 작동했다. 셔터가 잘 눌리는지 확인하기 위해 뷰파인더로 방 한쪽을 찍어보았다. 찰칵-하는 소리가 나며 온전하게 작동하는 듯 했다. 사진이 잘 저장되는지 확인했다.
방금 찍은 스님의 방 사진을 지나 어제 찍은 무당의 사진이 보였다. 지운 줄 알았는데 너무 놀라서 지우질 못했구나 싶어 삭제를 누르려던 찰나, 무당이 굿을 하던 암자의 현판이 보였다.
‘지문암’?
방금 스님이 이곳 암자 이름을 지문암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어제 다 쓰러져가는 암자가 아니었나? 새로 지은 곳이겠지. 건물 이름이 같을 뿐일 거야. 하면서 불길한 생각을 떨치기 위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불안감을 없애고자 확대한 사진을 아래로 내려 무당의 얼굴을 확인했다.
무당이 분명 하늘 쪽을 바라보고 있는 줄 알았는데 고개를 꺾어 정확히 카메라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어제 보았던 쭉 찢어진 입술로 지옥에서 온 듯한 사뜩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마치 사냥감을 찾은 굶주린 승냥이의 눈빛과 같았다.
잠깐만,
분장을 한 얼굴이지만 분명히 아까 그 스님과 같은 사람임이 분명했다. 인자한 미소를 지었지만 분명 사진 속 박수무당과 같은 얼굴이었다. 귀에서 삐 하고 이명이 들렸다.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카메라 전원 버튼을 껐다.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카메라를 아까 위치로 밀어 던진 채 얼른 등을 돌리고 자는 척 눈을 감았다.
끼익- 하며 문을 열고 발걸음 소리를 죽인 채 누군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발걸음 소리를 따라 짤박짤박하며 방울 소리가 났다. 그리고 그 사람은 몸을 기울여 누워있는 내 한쪽 귀에 속삭였다.
“굿판에 고기가 빠질 수 있나...
오늘은 이걸로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