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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글자만큼의 거리

머리말

by 박율 Feb 25. 2025

말과 말 사이, 마음과 마음 사이에는 늘 보이지 않는 간격이 있습니다. 그것은 때로 한 글자만큼 가깝고, 때로는 한 글자만큼 멀지요. 우리는 그 작은 차이 속에서 망설이고, 머뭇거리고, 때로는 후회합니다. 한 글자만 덜어냈다면, 혹은 한 글자만 더 보탰다면 관계는 달라졌을까요.


어떤 말은 너무 빨리 닿아버려 상처가 되기도 하고, 어떤 말은 끝내 도착하지 못해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닿을 듯 닿지 않는 거리, 입술 끝에서 맴도는 말들, 그 사이에서 우리는 서성입니다. 내가 내뱉은 말이 누군가에게 어떻게 가닿을지, 그 한 글자의 무게를 우리는 온전히 알지 못한 채.


이 시집은 그런 거리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너무 가까워 부딪히고, 너무 멀어 닿을 수 없는, 그 한 글자의 차이 속에서 우리가 고민하고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그 거리 속에서도 여전히 다가서기를 망설이지 않는다는 것.


이 시를 읽는 동안 당신도 당신만의 거리를 떠올리게 되길 바랍니다. 어떤 말은 다시 꺼내어 곱씹고, 어떤 말은 덜어내고, 또 어떤 말은 처음으로 입 밖에 내보는 순간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이 시집이 당신에게 한 글자만큼이라도 의미 있는 거리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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