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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금의환향? 복귀?

평범한 듯 아닌듯한 회사생활 이야기

by 로건

오늘은 며칠 전 팀장이 말했던 조직 개편 검토 결과를 알려주는 날이다.


평소와 같이 출근하니 회사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아마 조직개편 검토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다들 궁금한 눈치다.


아침 9시가 되니 갑자기 팀장이 모든 팀원들을 호출한다.


모든 팀원이 회의실에 모였다.


팀장이 말한다.


"조직개편 결과와 다른 한 가지 추가 공유사항이 있어요"


다들 팀장이 다음 말을 빨리 말해주기를 바라는 눈치다.


팀장이 말한다


" 조직개편 결과 우리 팀은 타 팀과 합쳐지거나 인원이동은 없습니다."


모두들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이어서 팀장이 말한다.


"이걸 좋아해야 하나 타 팀에서 우리 팀 인원이 나이가 많다 보니 다들 부담스럽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사팀에서 고민하다고 일단 현재 팀을 유지하는 걸로 결정했다네요"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가 조용했다.


사실 며칠 전 박 부장이 희망퇴직 메일을 주기적으로 받는데 팀 조직개편이야기가 나오니


"에이 그냥 희망퇴직할까?"라고 말한 적이 있다.


다른 사람들도 말은 안 했지만 다들 희망퇴직 메일을 받은 눈치다.


무튼 팀장이 이어서 말을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타 팀으로 갔던 백 부장이 다시 우리 팀으로 옵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나는 솔직히 놀랬다.


마치 느낌이 정년얼마 안 남은 사람들이 내가 있는 팀으로 모이는 느낌이었다.


김 차장이 물어본다.


"팀장님 백 부장이 오는 이유가 있을까요?"


팀장이 한참 고민하더니 ":그건 나중에 공유해 줄게요"라고 말한다.


회의실에서 나와 자리로 가니 사람들 모두 표정이 어둡다.


속으로 아까 이야기했던 희망퇴직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눈치다.


희망퇴직을 하면 정년보다 돈도 더 주고 몇 가지 보장되는 것들이 있다.


장 부장 말이 생각난다.


"희망퇴직을 하면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조건을 받는 건 좋은데"


"나와서 뭘 하지?"


"뉴스나 드라마처럼 치킨집이나 카페를 차려야 하나?"


"그러다가 쫄딱 망하면?"


"이래서 희망퇴직을 하기가 어려워"


내가 만약 장 부장 입장이었다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


나라도 아무 준비 없이 희망퇴직을 한다는 건 상당히 부담스럽다.


왜냐하면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장 부장 나이가 되면


분명 제2의 직업, 제3의 직업을 생각해야 하는 시대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부터라도 회사 업무 외에 자기 계발에 더 신경 써야겠다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 대충 먹고 회사 공원을 한 바퀴 돌고 있는데


전화가 울린다.


전화를 받으니 김 차장이다.


"이 과장 팀장님이 오후 1시에 또 모이라고 하시네?"


"시간 맞춰서 와"


요즘 들어 팀장님의 잦은 집합? 이 피곤하다.


오후 1시에 맞춰 가니 다들 뚱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팀장이 들어와서 이야기한다.


"오전에 이야기 안 한 게 있는데 우리 팀의 존재 유무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좋은 일이 있어"


"김 차장 축하하네 김 부장으로 진급했네"


나는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한편으로는 '대체 우리 회사에 우리 팀이 또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과장 1명, 차장 1명, 부장이 4명이다. 이러다가 조만간 과장 1명 부장 5명이 될 판이다.


일을 하는 사람은 있어야 하는데 머리가 혼란스럽다.


좋게 생각해서 회사가 좋으니 근속연수가 좋은 거다라고 스스로 생각해 봤다.


김 차장은 기분이 좋은지 말한다


"조만간 진급 턱 내겠습니다!"


사실 진급턱이라는 말에 '굳이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가 이 순간만큼은 환호하며 축하해 줬다.


회의실을 나오면서 김 차장이 말한다.


"우리 회사 문화 중 진급하면 필히 진급턱을 내야 돼 여태껏 그래왔다고"


"이 과장도 진급하면 내야 돼"


나는 아까도 생각했지만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회사 문화라니 어쩔 수 없다. 안 따를 순 없으니


그러면서 김 차장이 말한다.


"이 과장 앞으로 김 부장으로 불러줘~"


나는 말했다


"지금 이 순간부터 김 부장님이시죠"


김 차장의 기분을 맞춰줬다.


김 차장은 기분이 좋은지 콧노래를 부르면서 자기 자리로 간다.


오후에는 모든 사람이 오전에 조직개편 이유에 대한 생각을 잊은 듯했다.


그리고 며칠 뒤 백 부장이 컴백했다.


초췌한 표정의 백 부장이 김 부장이 된 김 차장과 나를 보면 반가워한다.


백 부장이 말한다.


"내가 말했지 다시 온다고 자세한 건 나중에 말해줄게"


사실 나는 백 부장을 보니 '짧은 시간 동안 엄청 고생을 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아마 육체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들었다.


김 부장이 된 김 차장이 백 부장에게 아부를 떤다.


며 칠 뒤 아부가 나중에 큰 오해를 불러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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