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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평범한 듯 아닌듯한 회사생활 이야기

by 로건 Mar 14. 2025

백 부장의 중간 성과 평가 이의제기는 큰 파장을 일으켰다.


팀장의 언성이 높아지면서 백 부장과 언쟁이 있었다.


백 부장은 주눅 들지 않고 그동안의 불만을 표현했다.


자리에 앉아 있는데 회의실에서 이야기하는 소리가 밖으로 들린다.


"백 부장 지금 말하는 거 무슨 뜻이야?"


"그거 월권이야 알아?"


"내가 어디까지 참아야 하지?"


"백 부장 과거 감사팀 일도 나는 덮고 잘 지내려고 했는데"


"이건 아니잖아"


백 부장이 아마도 중간 성과 평가와 그동안 팀장이 마 차장과 김 부장만 신경 쓴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 같다.


백 부장이 말했다


"알고 있습니다."


"저도 잘 알지 못하고 섣불리 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고 잘못을 인정합니다"


"저는 과거 일 말고 현재와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겁니다."


백 부장도 지지 않고 말했다.


순간 팀장이 문이 열려 있는 걸 알고 쾅하고 닫는다.


그 소리에 다들 깜짝 놀란다.


잠시 뒤 장 부장이 눈으로 신호를 보내니 나머지 팀원들이 탕비실로 모인다.


장 부장과 박 부장이 백 부장 편을 든다.


"백 부장이 말을 잘해"


"사실 여태껏 참고 있었잖아"


"근데 저렇게 표현을 해야 알지"


"안 하면 모른다니깐"


그러자 김 부장과 마 차장이 발끈한다.


"아니 장 부장님, 박 부장님 그건 아니죠"


"팀장님 말씀대로 월권이에요"


"평가는 팀장님 재량이라고요"


"이의제기하는 건 좋은데 평가랑 더불어서 마 차장과 저를 묶어서 이야기하는 건 아니죠"


김 부장 이야기가 끝나자


마 차장도 옹호한다.


그러자 장 부장과 박 부장이 발끈한다.


"김 부장 그게 뭐가 어때서"


"백 부장이 백번 말 잘 한 거야"


서로가 옥신각신하고 있다.


나는 중재에 나섰다.


"차장님 부장님 지금 밖에 팀장님과 백 부장님 이야기가 끝난 거 같아요"


그러나 모두들 회의실을 바라본다.


팀장과 백 부장이 굳은 얼굴로 나와서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아있다.


그리고 백 부장이 문자로 오늘 술 한잔 어떠냐고 물어본다.


그런데 동시에 팀장에게도 문자가 온다.


'이 과장 오늘 저녁시간되나?'


"마 차장과 김 부장이랑 술 한잔 할 건데'


'가능하지?'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미 팀장은 되는 걸로 알고 있다.


사실 나는 입사해서 누가 나한테 회식을 하자고 하면 거절한 적이 없다.


근데 이번에 처음으로 거절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회사는 비밀이 없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알게 된다.


만약 내가 여기서 어딜 선택하면 반대쪽에서는 '우리랑 같은 생각을 하는 게 아니구나'


라고 생각할 거다.


퇴근 시간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자리에 앉아서 고민을 하고 있는데 김 부장이 나를 잠깐 부른다.


커피를 마시면서 김 부장이 말한다.


"이 과장 현재가 중요해"


"괜히 다른 생각하지 말고 단순히 당장 본인에게 유리한쪽으로 생각해"


"항상 사람이 생각한 대로 되는 경우는 거의 없어"


"그러니 현재에 집중하고 미래를 그려봐"


"뭔 말인지 알지?"


본인 할 말만 하고 자리를 뜬다.


사실 김 부장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다.


현재에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 결과가 달라진다.


내가 만약 팀장에게 지금 잘 보이면 미래에는 고과도 잘 받고 


진급도 좀 더 수월 할 것이다.


하지만 항상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백 부장으로 인해서 


만약 '팀장이 변경되면 어떻게 될까'도 생각해 보게 된다.


그래서 중립을 생각했던 건데 오늘은 평소처럼은 안될 것 같다.


결국 내 선택은 팀장과의 회식이었다.


다만 백 부장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팀장이 오늘 회식을 하자고 했다고


그래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백 부장이 불렀다.


백 부장이 있는 곳을 가면서


나에게 '섭섭하다고 말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백 부장이 담배 한 대 피우다가 나를 보더니 말한다.


"이 과장 힘들지?"


예상 밖에 말에 "아닙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어서 백 부장이 말한다.


"이 과장 팀장 잘 맞춰주고 나는 정년이 얼마 안 남았지만"


"이 과장이 그렇게 선택한 거 다 이해해"


"나라도 그랬을 거야"


"다만 나중에 내가 이 과장에게 뭔가를 부탁하는 날이 올 거야"


"그때 잘 생각해 주고 회식 잘하고 와"


이 말을 끝으로 자리로 돌아갔다.


백 부장의 말을 말 그대로 이해해야 하나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나


고민을 했다.


무슨 의도로 말했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곧 퇴근시간이라 팀장이 말한 식당으로 갔다.


제일 먼저 도착했기에 자리 세팅을 하고 기다리니


1분도 안돼서 팀장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마 차장


오른쪽에는 김 부장을 끼고서 들어온다.


팀장은 천군만마를 얻은 표정이었다.


자리에 앉아 술 한잔 하면서 팀장의 불만과


김 부장과 마 차장의 아부를 안주 삼아 들으면서 회식 분위기는 좋았다.


2차로 호프를 가서 입가심으로 생맥주를 한잔하고 헤어졌다.


막차 전철을 타고 가면서 회사에서 말했던


백 부장의 말을 떠올려 봤다.


과연 무슨 의미였을까?


의미를 아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직책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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