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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인 학습과 성장에 대한 고찰

학습과 성장에 대한 결과는 산술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by VioletInsight

"학습과 성장에 대한 결과물들은 산술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내가 여러 가지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나름의 성장을 해본 결과 느끼는 바가 여럿 있다.


내 주변 사람들이 종종 나에 대해 오해하는 것이 있는 것 중 하나가 있는데

그건 내가 이공계/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사람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코딩도 할 줄 알고, 컴퓨터도 잘 다루니까 처음에는 다들 그렇게 오해한다.)


근데 나는 학창 시절에 수학을 잘 하긴 했어도 문과출신이다.


그런 문과출신인 내가 현재 코딩과 데이터분석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었던 나만의 공부 비법 같은 것이 있었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당연히 없다.


단 내가 한 가지 일찍 알았던 것은, 무언가를 배울 때 진짜 배우고 내가 성장한다는 것은 일종의 지표적인 부분이나 체감적인 부분에서도 산술적인 형태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일찍 알았던 것뿐이다.


지금 당장 내가 못하는 것 같아도, 또는 성적이 안 나올지언정 장기적으로 하면 어느 순간 그 임계점을 뚫고 올라가 학습의 효과가 가속된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어려운 것 같아도, 초반에 이해가 잘 안 가더라도 "지금 이해가 잘 안 가고 모르는 것이 사실 더 좋은 거야"라는 마음가짐으로 계속했더니 지금은 문과출신 주제에 남 부럽지 않은 프로그래밍 실력을 가지게 되었다.


더 이해하기 쉽게 표현을 하자면,

n = 시간 또는 자원의 투입

x = 학습량

Y= 학습결과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학습과 성장에 대한 산출물은 보통 이렇게 생각한다.

Y = nx

(즉 시간 또는 인풋만 넣으면 결과물이 그저 선형적으로 정비례할 것이라는 착각)


하지만 내가 경험하고 느낀 바는 예를 들어

Y = n(n-1)(1/2) x

이런 식의 형태로 학습과 성장이 된다는 사실이다.

(갑자기 수학 방정식의 형태로 나와서 더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으려나..? 근데 사실은 공부와 개인의 성장 곡선은 더 다차원적으로 복잡하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방정식의 의미는, 처음에는 내가 하는 방식이 남들보다 뒤처질 수는 있어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산술적인 형태가 아니라

기하급수적인 형태가 되기 때문에 더 빠르게 학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처음에 남들보다 못하는 거 같아요라고 해도 포기하지 말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이렇게 말하면 "네가 머리 좋은 거 아니야?"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내가 머리가 그렇게 좋았으면 아이비리그 대학 가서 아마 지금 NASA에서 로켓 쏘고 있겠지만 현실은 나는 그저 소시민일 뿐이다.


단지 공부의 결과물이 저런 식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일찍 알았을 뿐이다.


조금 슬픈 이야기지만 한국의 일반적인 교육과정은 당장의 시험결과만을 내도록 짜여 있다.

적어도 내 시기는 그러했다.

과도한 입시경쟁과 외고/특목고/과학고 그리고 대학 진학 때문에 중고등학생 시절이 그다지 좋은 성장의 기억으로 남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나고 자라 일반적인 공부법을 추구하다 보면 저런 기하급수적인 형태의 학습을 내기 어렵다. 슬프지만 아마 대다수가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경험적으로 알아낸 기하급수적 학습 성장 곡선을 그리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제 경험적인 부분이라 개인마다 다를 수는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단순한 것이라도 스스로 이해하려 하기


어렸을 때는 잘 이해가 안 되었던 유명 강사들의 말들 중 하나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원리를 제대로 이해해야 된다는 부분이었다.

지금 느끼는 것이지만, 모든 배움에 있어서 스스로 이해하고 원리를 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진짜 그 부분을 아는 것 같아도, 본질적으로 이해가 잘 안 된다면 한 문제라도 계속 붙잡고 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어렸을 때 음수와 음수의 곱이 왜 양수로 되는지에 대해서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곱셈은 합의 연장선이라고 배웠는데, 갑자기 음수의 개념으로 오니 혼란이 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냥 그렇게 약속했으니까.

혹은 논리적으로는 음수와 음수의 곱이 양수로 된다는 것은 증명할 수 있지만, 그건 사실 글로 된 말장난일 뿐이 아닌가?라고 의문을 가졌었다.


나는 수학이 자연현상을 증명하는 학문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분명 음수끼리의 곱하기도 과학적으로 물리학적으로(당시에는 뭔가 현실세계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주변 사람 중 아무도 그걸 명쾌하게 설명해 주는 사람은 없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음수와 음수의 곱은 전자기력에서 두 음전하의 반발력 현상으로 현실에서 표현할 수 있다.


당시에는 이런 거 가지고 계속 질문을 하는 바람에 이상한 거 가지고 궁금해하는 애 취급받았지만, 사실은 이런 태도가 학습에 있어서 정말 중요했던 것이다.



두 번째 상대방의 경험과 의견을 묻는 질문을 하기

사실 질문을 하는 행위는 가장 멍청한 질문으로 보일지라도 행위 자체는 현명하다고 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질문을 하더라도 특정한 답을, 비법을 묻는 질문은 질문으로써의 가치가 급격히 낮아진다고 본다.


해당 문제에 대해서 선생님이나 상대방의 생각은 어떠한지, 경험은 어땠는지, 그 문제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하는 질문법이 더 유효하다고 본다.

특정 정해직 방법과 정답을 알려달라는 질문은 그저 답지를 보고 확인하는 과정과 다를 바가 없다고 본다.

(사실은 수학문제 또한 정확한 답이 없다.)


다운로드.jpg 질문권을 드리고 싶군요. 이 얼마나 큰 배려인가.



세 번째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가지고 노는 태도로 임하기.


이것은 내가 프로그래밍 공부를 했었을 때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인데, 바로 공부를 하기보다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가지고 노는 것이 처음에는 배우는데 느리지 싶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것을 알았다.

예를 들어 내가 파이썬을 처음 입문했을 때 어떻게 느꼈냐면, 보통 다른 사람들은 코딩 배우기 시작할 때 너무 어려워한다. 뭔가 외울 것도 많고 영어로 작성을 해야 하고 글자만 많으니 힘들어한다.

하지만 나는 파이썬을 처음 배울 때 어떤 느낌이 들었냐면


"아 이거 레고랑 똑같네 "


파이썬 언어는 사실 내가 보았을 때 그냥 함수랑 변수가 정의된다는 것뿐이지 구조적으로 블록 쌓기랑 똑같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부터 코딩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달라진 것 같았다.

조립만 하면 내가 생각하는 것을 구현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그때부터 공부를 하기보다는 가지고 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hq720 (1).jpg 레고

생각해 보니 어른들은 레고를 조립할 때 사용 설명서를 보면서 마치 일처럼 작업을 하지만, 아이들은 자기가 만들고 싶은 마음으로 레고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이 어른보다 더 잘하는 경우가 많다.


즉 내가 배우면서도 나만의 것을 만들 수 있도록 자유자재로 가지고 논다는 느낌이 학습효과를 배가 시키는 것 같다.

(수학을 잘해서 주식이나 통계분석을 한번 재미 삼아해 본다던가, 문학 공부를 하면 직접 글을 써본다던가 등등)


결론적으로 뭐든지 배우는 것들은 결국 내 삶에서 쓰일 수 있다. 그것이 지금 당장은 필요 없어 보일 지라도 결국은 도움이 된다는 의미이다.


당장의 시험점수나 자격증의 유무에 집착하기보다, 온전한 배움의 과정을 즐기며 그것을 내 손 안의 현실로 이루어내는 과정은 그 어떤 것보다 큰 쾌감으로 다가오게 된다.



u1495673559_anime-style_a_girl_raising_her_hand_to_ask_a_questi_b4fa8450-21e1-4864-92bc-9313b2dc7035.png 선생님 이상한 질문이겠지만 저 부분에서 왜 그런지 이해가 안 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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