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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에 빠지는 나만의 방법 그것은 페르소나

하지만 과몰입은 주의하세요!

by VioletInsight

하지만 과몰입은 주의하세요!



몰입, 'Flow' 또는 'Absorption'


몰입하는 것은 정말 좋다.

몰입이라는 것은 마치 단순히 집중하는 것을 넘어 그 이상의 차원을 경험하는 느낌이다.

나도 모르게 몰입하고 있으면 마치 연속된 시간은 짧아지지만 개별적으로는 많아지는 느낌이 든다.

말로 설명하기가 참 모호하다.

몰입을 하면 시간 빨리 흐르지만 그 속에서 남들보다 많은 것들을 가져가게 된다.


누구나 몰입에 빠져버린 경험은 다들 있을 것이다.

단지 즐거운 일 이외에서는 경험하기 힘들 뿐이지만.


나는 그래서 몰입이 주는 강한 효과를 알고 있기 때문에 나 나름대로의 몰입하기 위한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페르소나 씌우기다. (과몰입 주의)


페르소나

칼 융은 페르소나를 개인이 사회적 요구에 맞춰 형성하는 '가면'으로 정의했습니다. 즉, 타인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자신의 모습이며, 내면의 진정한 자아와는 구별되는 개념입니다.


고대 로마에서 '페르소나(persona)'는 연극 무대에서 배우들이 사용하던 가면을 의미했습니다. 이 가면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중요한 역할들을 수행했습니다.



요즘 페르소나를 씌운다는 말은 마케팅 기획단계에서 많이 쓰이고는 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페르소나를 어쩌고…”


근데 뭐 말만 번지르르하기 위해서 그렇지 사실상 진짜 페르소나를 씌우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무방하다.



진정한 페르소나를 쓰는 것은 직접 상상하면서 내가 그 상황에 빠진 당사자와 같이 연기를 하는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한다.


단지 내 일상 여러 곳에서 쓰이는지라 맥락은 다르긴 하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 있다.


내가 운동을 좋아하고 오래 하기도 했지만, 솔직히 운동을 고강도로 하기 때문에 운동하는 순간만큼은 당연히 힘들다.


그럴 때는 나는 이렇게 한다.


마치 80년대 골드짐에서 운동을 하는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상상하면서 흉내를 낸다 던가,

아니면 로마 검투사가 되는 느낌으로 내가 이 체육관에서 제일 강한 사람이 될 것이다 라며 생각을 달리 잡는다.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한창 운동할 때의 눈빛은 진짜 레전드다.


손에 탄산마그네슘 바를 때 이런 장면이 기억나더라.


마치 나는 헬스장에서 그냥 운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놀드 슈워제네거나 검투사다 이런 식으로 설정을 잡는 것이다. 그럼 운동할 때의 몰입 자체가 달라진다.


그리고 나도 솔직히 건강식 같은 것은 맛 자체는 없다.

하지만 고대 스파르타 전사들은 돼지 피가 섞인 지중해 식사를 먹었다고 하니,

"이제 맛없는 거 먹을 때는 스파르타 전사가 되는 거다. 나는 이걸 먹음으로 더 강해진다."

이런 느낌으로 음식을 먹으면 나름 먹을만하다.


이런 걸 먹었다고? 근데 먹을만할 것 같은데?



사실 이런 건 누구나 어렸을 때 했던 짓이기는 하다.


초등학교 청소 시간 때 빗자루를 받으면 그것을 가지고 하라는 청소는 안 하고 타고 날아다니려고 한다.

가끔은 또 마법사 대신 친구들이랑 간달프랑 아라곤도 되어보고 그랬다.


나는 그 짓을 다 커서도 나 혼자 하고 있을 뿐이다. (글로 쓰니깐 좀 민망하네)


공부할 때도 그랬던 것 같다.


단순히 문제를 풀려고 하기보다는 한 문제를 풀어도 그 문제 상황 속에서 정말 어떤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하면서 공부했었다.


당연히 공부하는 속도는 느렸지만, 그래도 즐겁게 했다.

오래 해도 재밌었으면 됐다. 오히려 그래서 성적이 좋게 나오던 안 나오던 크게 후회는 안 했다.


발표 같은 것을 할 때도 미리 그 모습을 상상해서 스티브 잡스 혹은 유명 배우를 미리 머릿속에서 그리고 난 뒤 발표를 했었다.

그래서 나는 발표대본을 따로 작성해 본 적이 없다.

그냥 상상한 대로 실시간으로 했다. 의외로 당당하게 하면 사람들이 말하는 내용과 자료상의 오류도 잘 모르더라.

실수했으면 “아 죄송합니다. 정정하겠습니다.” 하면 오히려 더 프로페셔널하게 생각하더라.


이런 몰입을 위한 페르소나를 쓰는 방식은 지금 일을 할 때도 글을 쓸 때도 있다.


글을 쓸 때의 페르소나는 나의 내면세계의 미소녀다. 이왕 근육질 아저씨보다 미소녀가 더 밝고 명랑하잖아?



모든 일에 대해서 몰입을 하는 것은 정말 좋은 것 같다.


지루한 일도 재미있게 만들어주며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그리고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런 몰입은 페르소나를 씌우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 순간 그 상황에 맞는 또 다른 나 자신을 찾고 그 행위 자체에 깊이 빠지는 것이 몰입이 아닐까?



사실 사람들은 항상 무대위에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대다수가 연기와 몰입을 안할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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