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못러에서 벗어나기
재치 있고 유머러스한 사람은 어디를 가든지 인기가 많고 사람들이 주위에 몰려든다.
사람은 누구나 이런 유머러스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시중에는 재치 있는 사람이 되는 방법에 대한 수많은 자기개발 서적이 존재한다. 그만큼 재치있고 유머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이 많은 것이다.
그러나 유머 감각이 없는 사람이 유머러스한 사람이 되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경우가 있다.
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썰렁한 농담으로 좌중을 얼어붙게 만드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
- 어부들이 제일 싫어하는 가수는?
(배철수)
- 김밥이 죽으면 가는 곳은?
(김밥 천국)
- 비가 LA에 가면?
(LA갈비)
- 뼈로 가득찬 방은?
(골룸)
아재개그 모음이다. 직장상사가 분위기 밝게 하겠다고 이런 아재개그를 하고 있으면 예의상 웃어주기는 하는데 계속 듣고 있자니 참 귀가 고통스러운 느낌을 받게 된다.
현대인들은 남녀노소 재미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갖고 있다.
유머 있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고, 유머의 아이콘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이 어떤 유머로 사람들에게 제2차 세계대전의 고통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게 했는지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당신이 남들을 웃기려고 재미있는 말을 했을 때 과연 몇 번이나 사람들은 웃을까?
코미디언들조차도 개그 프로를 준비하면서 10개의 웃음 포인트를 준비했을 때, 두 개, 세 개만 폭소가 터져도 성공이라고 한다.
그런데 일반인이 그것도 유머라고는 약으로 쓸래야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 그렇게 웃기려고 하면 과연 실제 웃기기나 할 수 있을까?
나도 학창 시절에 말도 안 되는 썰렁한 유머를 즐겁게 하곤 했다.
침묵이 유지되는 어색한 상황을 누구보다 싫어했다.
그 책임이 마치 나에게 있는 것만 같았고, 어떻게든 그 어색한 상황을 깨고 싶었다.
그리고 내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었다. 아무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왠지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소외된 사람인 것처럼 보일 것 같아서 뭐라도 말을 하고 싶어 했고, 과제를 관심을 끌고 싶어 했다.
사실 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이것저것 호기심이 많다.
그러다 보니 어떤 화제가 나오면 내가 아는 지식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사실 이건 자연스러운 것이다. 어떤 화제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게 되면 대화가 더 풍성해지고 연관된 내용이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 같은 사람들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부정확한 지식을 이야기하거나 내가 끼어들기 적당하지 않은 상황에도 말을 하게 되어 어색한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유형의 경우 다른 사람들의 말을 주의 깊게 듣기보다는 내가 무슨 말을 하면 좋을까에 더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말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저질스러운 개그로 웃기려고 하지는 않는지, 아재 개그로 억지 웃음을 자아내게 하지는 않은지 스스로 되돌아 보자. 자칫 우스운 사람, 가벼운 사람이 될 수 있다.
내게 없는 재능을 억지로 갖추려고 하지 말자. 억지로 웃기는 것보다 누군가가가 말할 때 더 경청하고 공감하는 모습에 사람들은 더 감동하고 내게 다가오게 된다.
이미 습관이 되어 쉽게 고치기 어렵다면 말하기 전에 딱 5초만 침묵하자. 이 상황에서 이 말을 하는게 옳을까 그렇지 않을까? 장담하는데 80% 이상은 그 말 안하게 될 것이다.
당신은 개그맨이 아니다. 남을 웃겨야 할 필요도 의무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