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의의와 교육
대한민국의 대학진학률은 전 세계 국가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 18세에서 21세 사이의 대학 취학률은 70.4%이고,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보아도 한국 청년층(25~3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OECD국가 중 2008년부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사회적 문화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한국에서는
학력과 출신 대학이 취업 및 사회적 지위에 큰 영향을 주는 구조를 가지고 있고, 또 "남들 다 하는 것은 나도 해야만 해"라는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남들 다 대학 나왔는데 나만 고졸인 것이 문제가 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한국의 대학 진학률은 필연적 이게도 전 세계 최상위권이다.
여기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갈 부분은 "진짜 '공부'가 더 하고 싶어서, 즉 상위 고등 교육을 받고 싶고 지적인 탐구를 이어나가고 싶어 대학을 가는 학생이 얼마나 될까?"라는 질문이다. 이는 최상위 교육기관으로 여겨지는 대학원에도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대학원은 학부시절 배웠던 지식들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이론을 만들어 내어 그 연구를 하는 학자가 되어가는 과정이다. 그러나 요즘은 이마저도 대기업 취업을 위학 석사, 박사 취득이 그 목표가 되는 사람이 많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 틱톡에서 4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매우 유명해진 영상이 있다.
영상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미국의 한 중년 남성이 자신의 딸이 대학 에세이를 대필받았는데 그 대필 비용을 자신의 신용카드로 결제해서 딸에게 화를 내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연간 50,000달러를 학비로 내주는 이유는 너(딸)에게 높은 수준의 고등교육을 시키기 위해서야. 네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지 그런 식으로 치팅을 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야."라고 한다. 여기서 딸은 "나는 다 계획이 있었어..."라고 반박하다.
이 대화에서 딸이 대학에 대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매우 명확하게 알 수 있다. 그녀에게 대학의 목적은
'교육'에 있는 것이 아니라 '졸업장 취득'에만 몰려있다.
사실 이는 ChatGPT 같은 AI들이 생기고 나서 더 큰 화두가 되는 토픽이라 생각한다. 지금 현시점 대학생들은
모두 어려서부터 인터넷 등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들이다. 그들 중 대학 과제를 하며 AI를 사용하지 않는
비율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 1%, 아니? 0.1% 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 시점에서 나는 대학의 본질과 원래의 의미는 퇴색되었다고 생각한다.
대학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 하기 위해 현대의 대학 시스템이 최초로 생기게 된 시점을 알아보자.
현대의 대학 시스템은 그전에도 다양한 형태의 고등 교육 기관들이 존재했지만, 중세 유럽의 시스템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그전까지의 교육기관들은 영구적인 학습 기관의 형태로 조직되지 못하였다.(대학지성, 고현석, 2021) 최초의 현대와 같은 대학은 11세기 이태리 볼로냐에서 법학에 중점을 두고 유럽 전역에서 학생을
유치하며 탄생했다. 그 당시 대학들은 대부분의 교육들의 기본이 되어있는 종교적 가르침을 넘어 교육을 공식화할
필요성에 의해 생겨났고, 학습을 표준화하고 인정된 자격을 보여하기 위해 조직화되었다. 이 시절 대학의 핵심
가치는 '지식의 전달'과 '학문의 자유'였다.
대학은 학문을 하는 집단이다. 순수학문, 응용학문 등 다양한 형태가 있긴 하지만 어찌 되었든 그 지식을 체계적인 형태로 전수하고 익히는 것이 그의 가장 첫 목표이다.
대학의 두 번째 목표는 '리더의 양성'이다. 시대를 이끄는 리더를 양섬함으로써 그들이 사회적 가치 창출을 이끌어내고, 사회에 기여를 해 더 많은 사람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선순환의 사이클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대학은 졸업장을 파는 장사꾼이 된 것처럼 느껴지고, 교육의 본질이 뒤틀리고 취업에만 모두 혈안 되어있는 이 사회구조에 아쉽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아동 교육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다면 내 개인적인 견해를 집중해서 봐주길 바란다.
다른 글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교육이라는 것이 학문적인 관점에서의 교육과, 사람의 그릇을 넓히는 관점에서의
교육, 두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이 중 학문적인 관점에서의 교육에만 크게 집중하고 있는 형세라고 생각된다. 모두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가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그러나 이 글에서도 말했듯이 그
학문적인 관점에서의 교육, 즉 현대에서의 대학구조는 그 원래의 본질이 손실되었다. 표현한 단어만 '학문'이지 사실상은 '좋은 대학 간판'이 더 올바른 표현인 것 같다. 아무튼 사회 기조가 그러한데, 이를 따르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인 분위기는 바꾸기 쉬운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가장 작은 구성원인 개인이 현 교육환경에서 취해야 할 자세는 무엇일까?
나는 사람의 그릇을 넓히는 관점에서의 교육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교육은 어떠한 특정 형태로 정형화되어있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는 책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인생관을 공유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며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어떠한 인간이 되어야 하는지를 아버지와 한문공부를 하면서 배워나갔다. 아버지와 논어를 공부하며, 군자가 취해야 할 자세, 삶을 받아들이는 태도 등에서 배웠다. 여기서 군자는 요즘말로 하자면 '멋진 어른'이랑 비슷한 의미로 통용된다고 생각한다.
나 스스로가, 그리고 내 아이가 더 멋진 어른으로 성장시키고 싶다면 학원에서 배우는 입시교육뿐만이 아닌 다른 어떤 교육을 해야 할지 고민해 보는 것이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