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일주일 전, 갑자기 찾아온 부상

대회에 나갈 수 있을까?

by 구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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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아쉬웠던 1월 32km 대회 이후 꾸준히 달렸다. 기록 향상을 위해 근력 운동도 빠뜨리지 않았다.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뛸 때면 꼭 끝나고 런지와 스퀏을 했다.


달리는 자세를 바꾼 이후 몸의 균형도 한결 좋아졌다. 예전에는 달리는 거리가 조금만 늘어나도 고관절이 아파왔는데, 그 통증도 거의 사라졌다.


왠지 이번에는 좋은 기록이 나올 것 같았다.


'계속 초보라고 생각했는데, 내 달리기도 조금씩 늘고 있나 보네.'


혼자 그런 생각을 하며 다음 대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와 같았던 토요일


대회 일주일 전 토요일. 그날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이를 축구 학원에 데려다주고, 아이가 수업에 들어가면 나는 늘 그 근처에서 달리기를 한다.


익숙한 준비 운동을 시작했다.

발을 굴리며 앞 허벅지를 풀고,

다리를 옆으로 들어 올려 고관절을 풀고,

마지막으로 C 스킵을 했다.


한 다리로 점프하면서 다른 다리를

앞–옆–앞으로 들어 올리는 러닝 드릴이다.


평소 늘 하던 루틴이었다.


그런데 C 스킵을 하던 순간이었다.

왼쪽 아킬레스건이 찌릿하고 울렸다.


순간 멈칫했다.

평소 느껴보지 못한 통증이었다.


잠깐 쉬고 걸어보니 괜찮았다.

'잠깐 놀랐나 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원래 계획대로 10km를 뛰었다. 달리는 동안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운동을 마치고 아이를 데리고 집에 돌아왔다.

저녁을 먹고, 일요일은 평소처럼 휴식을 취했다.


그렇게 지나가는 줄 알았다.


월요일, 이상한 신호


월요일 아침에도 크게 다른 건 없었다. 주말에 밀가루를 많이 먹었기에 오늘은 달리는 시간을 더 늘려 지방을 더 태워야겠단 생각으로 점심에 사내 헬스장에 방문했다. 오늘 점심시간도 헬스장 러닝머신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들 건강에 진심인 듯하다. 다행히 한자리를 찾아 뛰기 시작했다.


5분쯤 빠른 걸음으로 걷다가 대회 페이스에 맞춰 11km로 속도를 설정하고 뛰기 시작했다.

그런데 5km쯤 지나자 아킬레스건 근처 발목이 당기기 시작했다.

불편하긴 했는데, 그래도 뛸 수는 있어서 7.5km까지 마저 뛰었다.


문제는 운동이 끝난 뒤였다.

스트레칭을 하는데 느낌이 좋지 않았다.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에도 왼쪽 아킬레스 건이 어딘가 불편했다.

오후 내내 걸을 때마다 미묘한 통증이 남았다.


'아, 이거 뭔가 생긴 것 같다.'

갑자기 왜 부상이 온 걸까.


생각해 보니 다른 점이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평소와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얼마 전부터 아이가 축구 학원 시간 바로 전에 새로 다니게 된 야구 학원이었다.


야외 구장이었는데, 그날따라 해도 없고 바람도 꽤 차가웠다.

옷도 나중에 뛸 생각에 가볍게 입고 와서 더 춥게 느껴졌다.


아이가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기에 두 시간 가까이 밖에서 지켜봤다.

몸은 이미 추위에 잔뜩 움츠러든 상태였다.

그다음 차를 타고 축구 학원으로 이동했고, 나는 바로 달리러 나갔다.


차가운 상태의 근육.

충분히 풀리지 않은 인대.


그 상태에서 점프 동작이 들어가는 C 스킵을 했으니 몸이 놀랄 만도 했다.


사실 이미 신호는 있었다


그리고 하나 더.

새로운 사실은 아니지만, 사실은 가장 중요한 단서일지도 모르는 게 숨겨져 있었다.


요 근래 아침에 일어나 처음 걸을 때마다 아킬레스건이 당기는 느낌이 있었다.

몇 달 전부터 계속 있었던 증상이었다.


하지만 몇 걸음만 걸으면 괜찮아졌다.

그래서 애써 무시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킬레스건은 이미 오래전부터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것 같다.


이번 주 대회, 어떻게 하지?


검색을 해보니 러너들에게 흔한 아킬레스건 과부하 증상과 비슷했다.

아직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닌 것 같지만 문제는 이번 주 하프 마라톤이었다.


선택지는 결국 두 가지다.

뛴다.

혹은 안 뛴다.


하지만 러너에게 '안 뛴다'는 선택지는 생각보다 어렵다.

그렇다면 또 두 가지로 나뉜다.


기록을 노릴 것인가.

아니면 완주를 목표로 할 것인가.


무리해서 달리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자칫하면 몇 주, 몇 달을 쉬어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만의 기준을 세웠다.


1. 화, 수요일. 이틀 동안은 무조건 쉰다.

2. 목요일에 가볍게 조깅해 본다.

3. 아프면 완주 목표로 전환한다.

4. 괜찮다면 초반 5km는 천천히 달린다.


욕심이 없는 건 아니다.

왠지 이번에는 더 잘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순간에 사고가 난다.

나는 더 이상 20대 러너가 아니다.

자칫하면 몇 달을 못 뛰고 우울해 있어야 할 수도 있다.


아킬레스건을 지키는 방법


이번 대회를 어떻게 지나가든

아킬레스건 관리가 중요하다는 건 분명해졌다.


그래서 몇 가지 훈련법을 찾아봤다.


1. 탄력밴드 스트레칭

요즘 애정하는 훈련 도구는 탄력 밴드이다. 티저 자세를 할 때에도 탄력 밴드로 변주를 주면 더 강한 자극을 줄 수 있고, 가볍게 이두나 어깨 운동을 하기도 좋다. 그리고 내가 걱정하는 발목을 강화하는데도 아주 효과적이다.


발바닥에 탄력 밴드를 걸어주고, 밴드 양쪽 끝을 손으로 짧게 잡아서 밴드를 당기면서 발목을 밀었다 당겼다를 반복한다. 밴드를 잡는 위치를 더 짧게 하면 더 강한 자극을 줄 수 있다.

손으로 밴드를 잡는 게 아니라 다른 구조물에 밴드를 걸고 밀고 당기고를 반복하는 방법도 있으니 더 편하고 자극이 오는 방법을 찾아보자.


2. 힐 드롭

계단 끝에 발볼만 올리고 서서 뒤꿈치를 천천히 아래로 내리는 운동이다.

아킬레스건 강화 운동으로 러너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적당한 높이의 발판이나 계단 끝에 발의 앞부분(발볼)만 딛고 선 후,

무릎과 허리를 곧게 펴고, 뒤꿈치를 천천히 아래로 내려 아킬레스건을 이완한다.

그리고 다시 뒤꿈치를 최대한 높이 들어 올린 상태에서 2초간 멈추어 수축을 느낀다.

이를 10회 이상 반복하는 것인데, 이것도 결국 메커니즘은 1번과 유사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만약 힐 드롭 훈련을 하는데 통증이 느껴진다면 하지 말아야 한다.

인대에 손상이 있는데 과도한 수축 이완 훈련을 하면 회복을 더디게 만들 수 있다.


3. 카프 레이즈

이건 앞에 말한 2가지 보다 더 쉽다. 가만히 서있을 때 언제든 할 수 있다.

제자리에 서서 발 뒤꿈치를 들어주고 정지했다가 천천히 내려가기를 반복하면 된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


하지만 훈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몸풀기다.


이번 부상도 결국

몸이 충분히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탄성이 필요한 준비 운동을 했기 때문에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평소 하던 루틴이라도

날씨와 몸 상태에 따라 몸의 컨디션은 항상 다르다.


몸의 변화를 읽고

천천히 예열하는 것.


아마 그것이 부상을 막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일 것이다.


이번 주말 하프 마라톤.


부디 내 아킬레스건이

조금만 더 버텨주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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