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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 질문에 답하기

인생은 어차피 갑자기 일어나는 일의 연속

by 구르미 Feb 24. 2025
브런치 글 이미지 1


갑작스럽게 어떤 외국인이 당신에게,


"현재 당신 회사의 탄소 절감 노력은 무엇이고, 그중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항목은 무엇입니까?  그렇게 선정되었는지 설명해 줄 수 있나요?"


라고 물어본다면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


바로 이전 오픽 공부 때에는 아무리 새로운 질문이 나온다고 해도 사실 큰 범주는 동일했다. 어느 정도 스크립트를 만든 후 상황에 따라 돌려 막기가 가능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질문도 준비가 가능할까? 내 기준으론 불가능했다. 순간 머리가 하얘지고 뭐라 할지 까마득해진다. 저런 질문을 받는 다면 아마 압박 면접 때와 비슷한 기분이지 않을까 싶다.


공교롭게도 일 년째하고 있는 전화영어의 현재 선생님은 이런 질문을 즐겨하신다. 전화영어에 대한 이야기는 이후 에피소드에서 자세히 언급하겠다.


이런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1. 질문을 다시 질문하기


보통 한국인과 대화에서는 질문을 다시 질문하는 경우는 드물다. 약간 예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그렇게 다시 물어볼 만큼 어려운 질문도 없었던 것도 같다. 처음 듣고 거의 이해할 수 있었으니까.


그런데 영어는 또 상황이 다르다. 분명 뭐라고 했는데, 잘 모르겠다. 문장의 뜻은 이해했지만 잘 모르겠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땐 자신감 있게 질문을 다시 질문하자. '네가 한 말이 이런 말이고 내가 이해한 게 이건대 맞니?'라고 물어보면, 아마 '그래 맞아.' 혹은 '아, 그게 아니고..'라고 말할 것이다. 그렇게 질문을 확실히 하고 시간을 번다. 머리를 계속 돌리다 보면 적절한 답이 생각나겠지. 100% 맞진 않아도 얼추 헛소리는 아닐 답이.


2. 화제 전환하기


도저히 저 질문에 답을 하기 어렵겠다면, 은근슬쩍 화제를 돌려보자. 쉽게 말해 말 바꾸기인데, 중요한 점은 그. 나. 마. 연관 있는 항목으로 바꿔야 한다. 예를 들면 위 질문에 대해서, 전혀 다른 "아, 그런데 너 오늘 저녁에 뭐 먹을 거야?" 이렇게 물어보면 실례가 될 수 있다. (사실 이건 한국 포함 만국 공통이 아닐까 싶다.)


"음. 난 우리 회사가 무엇을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요즘 태양광이 주목받더라. 너 혹시 태양광 산업이 환경에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

어디선가 태양광 산업이 전기 생산 시 친환경이긴 하지만 패널 소재가 폐기 후 분해되는데 많은 시간이 든다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굳이 뭐가 탄소 저감을 많이 한다라고 말하기 어려우면 생각나는 쪽으로 대화를 돌리자.


3. 내가 알고 있는 표현으로 말하기


생소한 주제이고, 조금 전문적일 경우 가장 크게 문제 되는 것이 단어이다. '태양광 전지의 감광 패널은 분해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설치된 패널 아래는 광합성 부족으로 식물이 살 수 없어 사막화를 초래한다.'라고 하면 감광 패널을 뭐라고 하고, 광합성, 사막화는 뭐라고 할까?

굳이 그대로 번역하려고 하지 말고 알고 있는 표현으로 바꾸자. '솔라 패널이 분해되는데 오래 걸리고 패널 아래는 사막으로 변한다.'라고 할 수 있고, ~화 같은 경우는 ~rise, ~fication 같은 접미사를 붙이면 얼추 맞는다. (실제로 사막화는 desertification이다.)


굳이 일부러 구글에서 '사막화 한글로' 이렇게 치느라 give me a second 하지 말고 아는 단어로 적당히 말하자.


+. 정답 표현을 만들어 보기 (복기 하기)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을 겪은 후에 꼭 Google과 GPT와 함께 복기를 해야 한다.


위에서 말한 건 정말 수준 낮은 답변이었다. 이런 것을 계속 유지할 순 없다. 그래서 이런 상황이 있은 후 집에 와서 서치 하면서 답변을 에세이처럼 써본다. 그러면서 내 스크립트의 범주를 더 넓힌다. 


실제로 친환경 에너지에 대해서 대화를 하고 내가 적어놨던 메모를 예시로 추가해 보았다. 물론 GPT를 통한 Grammar check은 빼 놓을 수 없는 단계이다.


Consideration of eco-friendly energy sources has increased significantly in recent decades, including solar, wind, wave energy, and more. These sources have surged in popularity because they produce little to no air pollution and are sustainable. However, there is one critical aspect we must consider: how these technologies are manufactured and disposed of after use. For example, imposing mandatory recycling responsibilities on manufacturers of solar panels or wind turbines could address this issue.

Additionally, we should evaluate other environmental impacts of large-scale renewable energy farms. For instance, vast solar panel arrays cast extensive shadows, which may harm plant life beneath them and potentially contribute to desertification. Similarly, wind farms can disrupt local ecosystems and wildlife.

While transitioning to eco-friendly energy is an unavoidable and necessary step, it’s crucial to approach it holistically. No solution in the world delivers exclusively positive outcomes; every innovation requires careful analysis of its long-term effects.


특히 내 전문분야에 대해서 이런 훈련이 더욱 필요하다. 내가 전문적으로 말할 분야가 결국 내 전공일 테니까. 다들 경험해 봤겠지만, 그래도 내 전문분야에 대한 대화가 훨씬 수월하다. 그 이유는 바로 전문 용어 한 단어가 여러 문장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영어를 배우는 가장 큰 목적이 무엇인가? 결국 내가 대화를 주도하고 싶어서 아닌가? 내가 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주제는 무엇일까, 남들도 다 아는 주제가 아니라 내가 제일 잘 아는 주제이지 않을까?


돌발 질문을 능구렁이처럼 잘 대응하고, 내가 제일 잘 아는 주제로 흐름을 끌어와서 수준 높은 대화를 하는 것. 그것이 날 높여주는 대화법이 아닐까?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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