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계절의 초대장
돌봄 교실 리모델링 공사가 여름방학 내내 이어졌다. 4층 임시 교실에서 지내느라 불편도 있었지만, 구슬땀을 흘리며 작업하는 분들을 보니 조금의 불편쯤은 참을 만했다. 가장 반가운 건 바닥 난방과 커다란 TV, 그리고 새로 교체된 아이들 책상이었다. 아직은 더운 9월이지만,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오던 날 드디어 새 교실 문이 열렸다.
문을 열자 아이들의 탄성이 폭죽처럼 터졌다. 밝고 깨끗해진 바닥, 더 넓어진 공간, 더 커진 TV 앞에서 눈을 반짝이며 이리저리 자리를 살폈다. 마치 새 집에 이사 온 듯 설레는 모습이었다.
아이들은 새 쇼파와 책상에 앉으려고 자리 전쟁이 벌어졌다. 웃음과 떠들썩한 기운이 교실을 가득 메웠다.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니 "이런 게 바로 행복이지"라는 생각도 든다.
"선생님, 우리 교실 진짜 짱 좋아요!"
"책상도 너무 좋고요."
"집보다 더 좋은 것 같아요."라는 아이들의 말처럼, 모두가 새 교실에 흠뻑 빠져 있었다.
큰 TV가 설치되면서 환경판은 사라졌지만, 창가 벽의 '사계절 나무'는 그대로 남았다. 첫 활동으로 가을 나무 꾸미기를 했다. 아이들은 색종이를 받아 들고 나뭇잎 접기를 시작한다.
빨강, 주황, 노랑, 초록, 갈색까지 형형색색의 잎이 아이들의 손끝에서 금세 태어났다. 찢어진 잎, 커다란 잎, 무지개색 잎까지 제각각이었지만, 함께 만들고 나의 손길이 닿은 후 최종 마무리를 하자 예쁜 단풍나무로 변신했다.
벽을 타고 오른 갈색 기둥 위에 고운 단풍잎들이 포근히 내려앉았다. 어떤 잎은 흩날리는 듯 표현하여 마치 진짜 숲 속에 들어온 듯했다.
"우리 교실이 가을 숲 같아요!"
"그렇지? 너희들이 잘 접어줘서 너무 예쁜 것 같다."
"선생님, 우리 다음에는 무슨 활동해요?"
"다음에는... 나만의 우산 꾸미기를 해볼 거예요."
"와~~ 그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가을은 언제나 변화를 데려온다. 새로 단장한 교실에서 맞이한 9월, 아이들과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두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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