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향연
급식이 사라진 여름방학 동안
몸은 한결 가벼워졌지만
마음은 허기로 텅 비어갔다.
따끈한 김이 모락모락 올라와
코끝을 간질이는 밥 한 끼가
얼마나 큰 위안인지 알겠다.
개학 후 다시 만난 급식
갈색빛 갈비찜이 올려지면
씹을 때마다 달큼한 육즙이
입안 가득 흘러내린다.
황토색 구수한 된장국은
두부가 부드럽게 으스러지며
시원 짭조름 향이 퍼진다.
시원한 수박 한 조각은
베어 무는 순간 아삭하고
차가운 단물이 입안 가득 적시며
피로까지 씻겨 준다.
야들야들 불고기 한 점은
간장 양념의 단짠맛이 혀끝을 감싸고
매콤 달콤 쫀득한 떡볶이는
젓가락질을 멈추지 못하게 한다.
삼겹살구이는 지글지글 노릇하게
쪼그라들며 익었을 것이다.
초록 물결 나물들은
참기름 향과 아삭한 식감을 품고
자연의 바람을 그대로 전해 준다.
탱글탱글 탱탱한 잡채는
오색빛 아삭한 재료들과 어우러져
요리조리 춤을 추고
마늘빵은 바삭한 식감 속
버터와 마늘 향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소용돌이친다.
포스득 부드럽게 으스러지는
단맛과 은근한 향기를 퍼뜨리며
바나나는 어느새 눈 녹듯 사라진다.
알알이 '톡톡' 터지는 포도는
보랏빛 햇살을 머금고
다양한 과일들이 모여
가을의 싱그러움을 전한다.
엄마밥의 빈자리를 채워 주는
또 다른 이름 급식, 급식, 급식
급식을 못 먹는다고 서러워마요
난 엄마밥이 그리워서
넋두리하는 거니깐요.
다른 이의 정성이 담긴 밥은
가장 귀하고 고마운 음식.
이 따뜻한 잔치를 열어 주시는
영양사님, 조리사님, 조리원님
감사합니다.^^♡
#학교
#급식
#돌봄 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