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위의 신기루
네가 떠난 방 안엔
아직 너의 온도가 남아 있었다.
베개에 눌린 자리,
접힌 이불 틈 사이로
귓가에 맴도는 숨소리처럼.
창문을 닫았는데도
그날의 발소리가
마루를 건넌다.
마치 나를 피해서
가만히 뒤돌아보는 것처럼.
머리카락 한 올이
목덜미에 스치면
나는 흠칫,
네가 다시 돌아온 줄 알았다.
피부가 먼저 기억해버린 너였다.
어두운 방 한켠,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네가 웃던 흔적이
먼지처럼 내려앉아 있었다.
소리 없는 말,
닿지 않는 손끝,
그러나 감각은
너를 지운 적이 없다.
이토록 조용한데
왜 너는 아직도
내 몸 위를 걷는 것 같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