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눈(雪)

by 묵상회

눈은 하늘에서만 내리지 않는다
내 안에도 계절이 있어
어떤 날은
말보다 먼저 눈이 내린다

그건
소리 없는 이별,
꺼내지 못한 후회,
닿지 못한 온기 같은 것

나는 종종
눈 오는 사람을 알아본다
눈빛이 맑고,
말끝이 조용한 사람들

그들은 자주
슬픔을 털어내지 못한 채
하얀 감정을 입고
그대로 걸어간다

보이지 않는 눈은
풍경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 속에 쌓인다
봄이 와도
녹지 않는 종류의 침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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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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