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불행하나요?

by 묵상회

행복을 묻는 질문은

늘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는다.


기지개도 켜지 못한 채

휴대폰 화면을 처음 만지는 손,

그 위에 쌓인 알림은

모두 남의 삶.


세수 대신 쓴 웃음으로

하루를 닦아내고

괜찮다는 말은

단단히 여민 단추처럼

습관의 마지막에서 채워진다.


문득

거울 속 입꼬리가 비대칭이라는 걸 알아차릴 때,

이 얼굴은 내가 아니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지는 노을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생각조차 흐릿해진다는 게

가장 불행한 상태란 걸

그제야 알았다.


누군가는 말한다.

불행은 선택이라고.

하지만 선택하지 않아도

오는 것들이 있다.

우산 없이 내리는 비처럼,

바람이 몰고 온 먼지처럼.


오늘도 불행하냐고 묻는다면

그 질문엔 대답하지 않겠다.

대신

하루를 무사히 삼켰다고 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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