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선생님
내가 처음으로 익힌 가요는
‘커피 한 잔’ 이란 곡이었다.
할머니가 즐겨 시청하시던 가요무대에 나오면
그리도 반가워하시기에,
나도 같이 귀 기울여 듣곤 했었다.
집에 있는 가요집에도 마침 이 곡이 있어
어느 한 날은 가요집을 펼쳐놓고
한 음 한 음 짚어가며 이 노래를 배운 날이 있었다.
8살의 나이었더랬다.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그대 올 때를 기다려봐도
웬일인지 오지를 않네
내 속을 태우는구려
’ 할머니, 이 가사는 무슨 뜻이야?‘
하고 묻는 나를 보며 할머니는 이리저리
가사를 풀어 설명했던 것 같다.
지금 보면 이해하기 어려울 것 없는 가사인데,
그냥 같이 노래를 배우고 부르는 시간이 즐거워서인지
자꾸만 이것저것 묻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그 이후에 티비에 이 노래가 나오는 때면
둘이 맞춘 것 마냥 노래를 흥얼거렸다.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하고 한두 소절 부르다 이내 웃음이 터져
노래를 끝맺은 적은 없었지만은.
식사를 마치고 한잔씩 타먹었던 믹스커피를
함께 마시면서도 이 노래는 빠지지 않았다.
우리 아빠가 태어났을 때 발표된 노래는
세월이 흘러 딸에게도 추억이 되어 남았다.
우리는 그렇게 계속 흥얼거렸다.
뒷 가사는 끝내 다 부르지 못하고 사라졌어도,
얼굴에 맺힌 웃음으로 빈자리를 채우면서
그렇게 계속 노래를 흥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