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 떠나기 전날의 나

by 복또비

마지막으로 동네 골목을 걸었다.

익숙한 풍경이 발걸음마다 얇게 달라붙었다.


가방은 부풀었지만

담지 못한 것들이 더 많았다.


엄마의 숨길 듯한 눈물,

친구의 능청스러운 농담,

그리고 내 주머니 속, 접힌 겁.


떠나는 일이 두렵지 않은 척,

온몸에 단단함을 걸쳤지만

사실 나는 흔들리고 있었다.


내일이면 모든 게 새로워질 걸 알면서도,

나는 떠나야만 했다.




낯설어도 살 수 있었지만,

익숙한 곳에서는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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