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초등학교]93화 정의의 이름으로! 계란을 던진다!

우리들의 정의는 왜 항상 누군가를 울릴까?

by 동룡

아침, 교문 앞.
수빈은 손에 빗자루를 들고 조용히 바닥을 쓸었다.
어제 방송이 나간 이후, 사람들의 눈빛은 말보다 날카로웠다.
억울했지만, 누구도 들어주지 않았다. 누구도, 믿지 않았다.

그때, 교문 쪽에서 누군가 다가왔다.
형준과 정연이었다.
둘은 손을 꼭 잡고 있었고, 형준은 수빈 앞에서 일부러 정연과 손깍지를 더욱 꽉 끼더니, 침을 뱉고 껌을 바닥에 떨구었다.

“어? 여기 좀 더러워졌네~ 청소 잘해~”
형준은 일부러 키득대며 말했고, 뒤이어 나타난 덕군 컴퍼니 멤버들은 연달아 쓰레기를 뿌리고 침을 뱉기 시작했다.
수빈은 말없이 쓸었다. 그것밖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아침 조회 전 방송실 안, 수빈은 떨리는 손으로 종이를 펼쳤다.
방송실 앞에는 머리띠를 맨 시위대가 진을 치고 앉아 있었다.
마이크가 켜지고, 수빈의 작고 떨리는 목소리가 울렸다.

“안녕하세요... 저는 최수빈입니다.
먼저... 화장실 사건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정연이와 형준이를 멀어지게 만들려고 했던 저의 행동도... 정말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마이크 너머로 시위대의 야유가 그대로 울렸다.
“목소리 왜 저래? 더 크게 안 읽어??!!”
“불쌍한 척은... 진짜 토 나온다.”
“사과할 거면 제대로 해!!”

그럼에도 수빈은 계속해서 읽었다.
“하지만... 우정카드 내용은 제가 쓴 게 아닙니다. 저는... 그날 밤에 원래 이런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수빈은 반 아이들 모두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담은 우정카드를 천천히 읽었다.
칭찬과 응원이 섞인 말들.


그러자 시위대는 벌떡 일어났다.
“야! 지금 와서 이게 뭐야? 병 주고 약 주는 거야?”
“거짓말 좀 그만하지 그래!!”

수빈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눈물이 쏟아졌고, 사과문을 내려놓은 채 방송실을 나왔다.

“진짜 잘못했으면 머리부터 박고 울던가~”
시위대의 야유가 이어졌다.

그때 누군가가 던진 날계란이 수빈의 어깨에 터졌다.
뒤이어 또 하나. 그리고 또 하나.
누군가는 웃었고, 누군가는 도망쳤다.


누군가는, 그걸 지시한 사람이었다. 형준은 경호팀에게 말했었다.
“어차피 반성 안 할 테니 망신이나 주자고.”

복도 한편에 수빈은 주저앉았다.
계란이 묻은 채로, 울며, 그대로.


문제의 그 화장실 안

수빈은 조용히 세면대 앞에서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았다.
그때.
“여기서 우는 중이었어?”

예린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웃고 있었다.
“그래봤자 안 바뀌어~ 니 생각대로 되는 게 없지?
그만해 달라고 빌어봐. 그러면... 멈춰줄지도 몰라~”

수빈은 무릎을 꿇고 예린의 다리를 잡았다.
“제발... 제발 그만해 줘. 예린아... 내가 다 잘못했어... 그만해 줘... 제발...”

예린은 조소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싫은데? 불만 있음 너도 전학 가~ 아~ 전학 가도 비슷하려나?”


그 순간 화장실 문이 덜컥 열렸다.

“... 뭐 하는 거야.”

태연이었다.
그의 눈빛은 평소와 달랐다.
예린과 수빈 사이에 선 그녀는, 조용하지만 분명히 말했다.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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