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에필로그 | 변화의 시작은 불안에서 온다
요즘 거의 매일, 이상한 친구가 찾아온다.
아침 6시 즈음이면 거실 창문을
톡톡톡톡 두드린다.
참새도 둘기도 아니다.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작고 귀엽다.
신종 알람인가???
회사를 다닐 땐 그 새가 미웠다.
더 자고 싶을 때마다 깨우니까.
그럴 때면 이젠 진짜 못 참겠다 싶었고,
심지어 때려주고 싶을 만큼 짜증 났다.
물론 잡을 수도, 잡히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기다리게 된다.
그 조그만 새가 왔다 가면
왠지 좋은 일이 생기기 전엔, 작은 신호가 먼저 찾아온다.
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밤사이 비벼진 머리, 아침엔 눈 뜨는 것도 버겁다.
비몽사몽이라 핸드폰을 들기도 힘들다.
내가 깬 걸 눈치채면 얘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래서 아직 증거는 없다.
요즘은 뜸한데, 그래도 혹시 또 와주지 않을까?
하며 기다린다.
좋은 일이 생기기 전엔
그 새가 먼저 왔다 간다고 믿어보려 한다.
어느덧 2부를 마쳤다.
커리어란 뭔지, 누구의 기준을 따라 살아왔는지,
방향을 바꾼다는 게 정말 좋은 건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그저 정답이 아니라,
나만의 언어를 찾아야 한다.
정돈되지 않은 문장들,
어쩌면 다소 감상적인 이야기였을지 모르지만,
누군가는 나처럼 새벽에 깨어 있고,
누군가는 나처럼 그 새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이 조용한 연재를, 끝까지 이어가고 싶다.
난 늘 말했다.
만남보다 중요한 건, 헤어짐이다.
이 연재의 시작은 나 자신을 위한 독백이었지만,
헤어질 땐 당신의 마음속에
좋은 기억으로 오래 남았으면 좋겠다.
글을 봐주시는 독자분에게,
작은 기적이 있기를… 감사합니다.